한미 “계엄 이후 연기된 외교안보 일정 완전 재개”…NCG 일정 합의 주목

김홍균(오른쪽) 외교부 제1차관과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3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대면 회담에서 앞서 공개 발언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김홍균(오른쪽) 외교부 제1차관과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3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대면 회담에서 앞서 공개 발언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12ㆍ3 계엄 선포 이후 처음으로 고위급 대면 회담을 갖고 그간 연기됐던 양국 간 주요 외교안보 일정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과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23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한ㆍ미 외교차관 회담을 가진 뒤 “향후 한ㆍ미 고위급 교류 일정을 협의했으며 그간 연기된 주요 한ㆍ미 외교안보 일정을 완전히 재개해 가능한 신속하고 서로 편리한 시점에 개최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계엄 및 탄핵 국면에서 한국 정부 외교안보 고위직이 미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부는 이날 발표 자료를 통해 “김 차관은 한국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설명했고, 지난 15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통화에서 확인된 한ㆍ미 동맹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굳건한 양국 동맹과 한ㆍ미ㆍ일 협력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캠벨 부장관은 “미국은 한 권한대행의 리더십과 한국 민주주의의 복원력을 전적으로 신뢰한다”며 “한ㆍ미 동맹에 대한 미국의 굳건한 지지와 철통 같은 대한(對韓) 방위공약에는 어떠한 변화도 없다”고 재확인했다.

김 차관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 행정부 출범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한ㆍ미 동맹 발전은 물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한ㆍ미 간 긴밀한 소통 및 공조의 중요성이 차기 행정부에 잘 인수인계될 수 있도록 캠벨 부장관이 각별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캠벨 부장관은 한ㆍ미 공동 목표가 달성될 수 있도록 다음 행정부에 전달할 것이며 한ㆍ미 동맹과 한ㆍ미ㆍ일 협력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두 사람은 또 북한이 현 상황을 오판해 다양한 도발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한ㆍ미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사상자 발생이 확인되는 상황에서 러ㆍ북 불법 군사협력을 저지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에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당초 4~5일 워싱턴에서 가질 예정이었던 제4차 한ㆍ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제1차 NCG 도상연습(TTX)이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 그러나 한ㆍ미 양국이 그간 연기됐던 양국 간 주요 외교안보 일정을 완전히 재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NCG 회의와 도상연습 일정이 곧 잡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캠벨 부장관은 이날 회담 전 공개 발언에서 “계엄 사태 속 연기된 한ㆍ미 NCG 회의가 바이든 정부 내 개최될 수 있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한ㆍ미 관계의 중요한 메커니즘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는 (NCG) 회의 일정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