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당 원화 값 장중 1465원 밑까지 떨어져…15년 9개월 만 최저

계속되는 강달러 기조에 국내 정치 불안까지 겹치면서 원화 가치가 올해 최저 수준을 또 경신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당 원화 가치는 오전 10시 23분 기준 1465.2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24일 야간 거래에서 기록한 올해 최저점(1460.3원)을 경신했을 뿐 아니라 2009년 3월 16일(1488.5원) 이후 15년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이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이날 달러 대비 원화 값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1456.4원) 대비 1.2원 오른(환율은 상승) 1455.2원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이후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서 1465원대까지 떨어졌다.

원화 값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심화한 강(强)달러 기조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기존 4회에서 2회로 낮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펼쳐질 고관세·감세 정책이 물가 상승률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예상보다 금리 인하 속도가 느릴 수 있다는 전망에 달러 가치가 다시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 실제 1430원대를 유지 하던 달러 당 원화 값은 FOMC 직후인 19일부터 1450원대로 하락하면서 주간 종가 기준 4일 연속 1450원대를 유지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 가능성까지 불거지면서, 원화 값 하락세가 커졌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로 진정될 줄 알았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영향이다. 실제 한 권한대행 탄핵 가능성이 불거진 지난 24일 저녁에 달러 당 원화 값은1460원대까지 하락했다. 이날은 하락세가 더 커져 1465원대까지 떨어졌다.


위재현NH선물 연구원은 “최근 원화 약세를 주도했던 두 가지 가장 큰 요인은 국내 비상계엄과 미국 FOMC였다”면서“비상계엄이 해제되고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며 원화 약세도 진정될 기대감이 있었지만,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추가 탄핵 이슈 등 정치권 잡음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면서 달러 대비 원화 값도 1450원 이하로 진정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