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뒤엔 연봉 4억원을 훌쩍 넘길 가능성도 충분하다. 강승호는 2025년 두산 내야의 중심축이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내년 시즌 우리 팀 내야에서 주전으로 확정한 선수는 강승호 한 명뿐"이라고 했다.
어깨가 무겁다. 2015년부터 두산의 붙박이 3루수로 활약한 허경민이 KT 위즈로 이적했다. 강승호는 유격수나 2루수를 주로 맡았지만, 그 공백을 메워야 할 수도 있다. 이 감독은 "강승호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시절 3루수로 뛴 경험이 있다고 한다"며 "그가 3루를 맡아주면 내야 운영이 한결 수월해진다. 강승호의 공격력을 극대화할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강승호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달엔 경기도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마무리캠프에 참가했다. 이 감독은 "강승호가 '문제점을 개선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캠프 합류를 자청했다"고 귀띔했다. 한 시즌을 풀타임 주전으로 뛴 선수 대부분은 이 기간 훈련 대신 휴식을 택한다. 강승호는 달랐다. 매일 이천에 나와 유망주들과 함께 땀을 흘렸다. 강승호는 "한 시즌을 치르면서 내 단점이 뭔지 실감했고, 그걸 빨리 보완해야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시즌 초반 펄펄 날다가 시즌 중후반 페이스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강승호는 "4월까지는 배트 스피드가 빨라 장타가 많이 나왔는데, 이후 체력이 떨어지면서 타격 포인트가 뒤로 밀렸다"며 "조급한 마음에 삼진이 더 늘어나는 악영향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근본적인 깨달음도 얻었다. "시즌 내내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하려면 체력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며 "힘들었지만 배운 게 많은 시즌이었다"고 돌아봤다.
강승호는 내년 시즌 봄과 여름을 넘어 '가을'에 최고의 활약을 하는 게 목표다. 두산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포스트시즌을 마감하는 아쉬움을 겪었다. 강승호는 "그날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다. 두 번 다시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