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시장은 26일 오후 2시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조기 대선을 할 경우, 정상적으로 대선을 할 경우, 임기 단축(개헌 후) 대선을 할 경우 등 모든 경우를 상정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만약 조기 대선 출마 상황이 오면 나갈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홍 시장은 “조기 대선 상황이 오면 나가야지. 장이 섰는데 장돌뱅이가 장에 안 가냐”며 출마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홍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다룰 사람은 우리당(국민의힘)에 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하고 맞짱뜰 사람도 대한민국에 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홍 시장은 ‘현재 결정이 탄핵으로 나면 바로 시장직을 사직하나’라는 질문에는 즉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내부(국민의힘) 경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대선 출마를 시사하는 글을 올린 것과 관련해서 홍 시장은 “탄핵으로 보수·우파가 전부 흩어진다”며 “지금 그러지 말라고 내가 글을 올리는 거다. 우리(보수)에게 대안이 있고 조기 선거를 하더라도 자신 있으니 흩어지지 말라고 계속 언급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자신의 공백을 대비해 현재 공석인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대구시정에 밝은 사람으로 임명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홍 시장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의 구설에 대해서 명확히 선을 그었다. 대선이 끝나고 명씨가 대구시 비서실장을 통해 홍 시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3~4차례 거절했다면서다. 홍 시장은 “명태균과는 통화를 딱 한 번 했다”며 “하도 참모들이 ‘명씨가 용산과 붙어있으니 통화 한번 해보라’해서 “잘하라”면서 몇 마디만 하고 끊었다. 명씨의 황금 폰을 다 뒤져봐도 그거 말고는 내 음성이 아무것도 안 나올 것이다. 우리는 캠프 차원에서 여론 조사 한 일도 없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또 명씨에 대해 “서울에 출장 갔던 날 저녁 누군가 ‘명씨가 실세다. 김건희 여사랑도 매일 통화하고 스피커 폰을 해놓고 사람들 들으라고 통화한다’고 하더라”며 “나는 그게 사기꾼의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에서 자기를 전부 알아주는데 홍 시장이 안 알아준다고 해서 내가 딱 한 번 받아줬다”고 말했다.
최근 휴대전화 번호를 바꾼 것과 관련해서 홍 시장은 “전에는 번호를 공개했는데 (계엄·탄핵 관련해서) 종일 문자가 쏟아졌다.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으면 문자 감당을 못한다. 명씨와의 통화 내역 때문에 전화번호를 바꿨다는 기사를 봤는데 그럼 기계를 바꿔야 한다. 번호 바꾸는데 어떻게 증거 인멸되느냐”고 말했다.
홍 시장은 다음 대선을 관통할 시대정신에 대해 첫 번째로 ‘국민 통합’을 꼽았다. 홍 시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선거 이래로 좌우가 딱 갈라져서 강렬하게 대립한 지가 20년이 넘었다”며 “좌우 통합과 국민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두 번째로 ‘선진대국시대(先進大國時代)’를 언급했다. 홍 시장은 “대한민국은 이미 동북아의 작은 나라에서 세계 10대 강국으로 부상했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주요 7개국(G7)에 들어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합심해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