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불확실성에 환율 비명…원화 장중 1485원도 뚫렸다

미국 달러 대비 원화 값이 불안한 국내 정치와 질주하는 강달러 ‘겹악재’에 장 중 한때 1485원까지 떨어졌다. 장 개장 후 두 시간여 만에 20원 넘게 급락하면서다. 27일 서울 외환 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오전 11시 23분 전 거래일 주간 종가(오후 3시 30분) 대비 21.1원 급락하면서 1485.9원까지 하락했다. 이는 올해 중 최저점은 물론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가장 낮다.

 
원화가치가 흔들리는 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탄핵 우려와 미국 고용 관련 지표 호조까지 겹치면서 커졌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6일 한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한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야당이 요구한 헌법재판관 임명을 사실상 거부하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해서다. 한 권한대행 국무총리까지 탄핵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정 공백에 대한 우려가 원화 값에 반영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한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등 지수들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등 지수들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여기에 여전히 뜨거운 미국 경기도 원화 가치 하락에 불을 지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15~2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21만9000건)는 시장 예상치(22만3000건)는 물론 전주보다 1000건 하락했다. 실업수당을 청구한 사람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고용시장이 강하다는 의미다. 고용시장이 강하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도 느려질 수 있어 달러 가치를 높인다. 실제 실업수당 청구 건수 발표 이후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 인덱스는 108선을 웃도는 등 강세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