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 전광판에 표시된 원·달러환율이 1480원을 넘어서고 있다. 사진 뉴스1
환율 민감 업종 '비상'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는 철광석·연료탄 등 원자재 수입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환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나 최근 글로벌 철강공급 과잉, 중국의 저가 공세 등으로 원자재 가격 인상을 제품가격에 반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한 스테인리스 냉연코일 제품. 사진 포스코
항공업도 대표적인 환율 민감 업종이다. 항공기 리스(대여)비나 유류비를 달러로 지급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3분기 보고서 기준 순외화부채는 약 33억 달러로 환율이 10원 변동할 때마다 330억원의 외화평가손익 발생한다.
한 대기업 임원은 “기업 체감상 IMF와 금융위기 수준으로 대내·외 환경이 좋지 않다며 벼랑 끝에 서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수출 기업 호재도 옛말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현대자동차 수출 부두의 모습. 전민규 기자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핵심 부품을 대부분 해외에서 달러로 사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스마트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칩 상당수를 미국 퀄컴에서 사온다. MX사업부는 지난해 모바일 AP칩 구매액만 12조원을 지출했다. 환율 치솟으면서 최소 수천억 원 이상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LG전자 역시 달러로 지불하는 가전 물류비와 원재료비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미 3분기까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LG전자 물류비는 3000억원 넘게 늘어났다.
주요 그룹 고환율 대비 비상 경영 돌입
특히 미국에 반도체와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자재비와 인건비가 올라 투자액이 당초 계획을 초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한, 해외 투자를 위해 빌린 외화차입금도 늘어나고 있어 환율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 및 투자비 부담 증가도 예상된다.
김태훈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 변동이 국내 제조업 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실질실효 환율이 10%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하면 대규모기업집단의 영업이익률은 0.29%포인트 하락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