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주도하는 범야권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년 7개월 동안 누적 29번 탄핵안을 발의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27일 자신에 대한 탄핵안이 의결되자 이 숫자를 콕 찍어 대국민 입장문을 냈다. 한 대행은 "야당이 합리적 반론 대신 이번 정부 들어 29번째 탄핵안으로 답하신 것을 저 개인의 거취를 떠나 다음 세대를 위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으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탄핵심판에 보낸 게 시작이었다. 이어 안동완‧손준성‧이정섭 검사가 탄핵소추를 받았다. 올해는 8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12월 최재해 감사원장·이창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조상원 차장검사·최재훈 부장검사·박성재 법무부장관·조지호 경찰청장·윤석열 대통령·한덕수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연달아 탄핵 대상이 됐다.
이달에만 8차례 정부 관료를 겨냥한 탄핵소추가 이뤄진 것이다. 특히 감사원장과 서울지검장, 일선 검사들은 계엄사태와 관계 없이 각자 고유의 업무로 민주당과 갈등을 빚은 것이 탄핵 사유였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면 헌법재판소가 결론을 내리기 전까지 직무정지 상태가 된다. 이 때문에 탄핵 현실성을 고려하기보다는 당장 대여(對與)투쟁에 골몰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