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턱밑까지 추격한 韓, 수출액 격차 '역대 최저'…내년 전망은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올해 한국과 일본의 수출액 격차가 역대 최저 수준인 202억 달러까지 좁혀졌다. 세계 10대 수출국 순위에서 한국은 전년 대비 두 단계 뛴 6위를 기록하며 5위인 일본을 바짝 추격 중이다. 다만 내년엔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글로벌 경기 둔화가 맞물려 수출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 한국무역협회(이하 무협)가 일본 재무성의 수출액 잠정치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올해 1∼11월 한국의 대(對)세계 수출액은 6223억86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일본(6425억9800만 달러)과의 격차는 202억1200만 달러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일 수출액 격차가 200억 달러 수준으로 좁혀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양국 간 수출액 격차는 2016~2021년까지 6년 내리 1000억 달러대를 유지하다가 ▶2022년 632억4000만 달러 ▶2023년 850억3500만 달러로 1000억 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올해 격차가 줄어든 건 한국 전체 수출의 54.9%를 차지하는 미국·중국·아세안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실적이 개선된 여파다. 김나율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IT(정보기술) 경기 회복으로 한국 반도체·컴퓨터 수출이 크게 증가하고 화장품·의약품 등 품목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1∼10월 세계 10대 수출국 순위에서 한국은 6위를 기록 중이다. 2022년 6위에서 지난해 8위로 떨어졌다가, 올해 순위를 회복하면서 5위인 일본을 턱밑까지 추격 중이다.  

다만 정부가 당초 기대한 ‘연 수출 7000억 달러’ 목표 달성은 어려울 보인다. 관세청 등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누적 수출액은 약 6627억 달러 수준이다. 목표까지 373억 달러 정도가 남았지만, 그간의 수출 실적을 고려하면 올해 수출 총액은 6800억~6900억 달러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내년이다. 당장 다음 달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할 예정인 데다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둔화가 예고되면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무협의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조사(EBSI)’ 보고서를 보면 내년 1분기 EBSI는 96.1로 4분기 만에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갔다. 100보다 낮으면 국내 수출 기업들이 전분기보다 수출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는 의미다.  

수출 둔화 전망에 국내외 주요 기관도 일제히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1.9%, 국제통화기금(IMF)·아시아개발은행(ADB)은 2%,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1%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