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오는 차만 쳐다봐"…가족 9명 잃고 홀로 남은 반려견 구조

동물권보호단체 케어는 지난달 31일 제주항공 참사로 일가족 9명을 잃은 반려견 ‘푸딩이’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사진 케어 인스타그램 캡처

동물권보호단체 케어는 지난달 31일 제주항공 참사로 일가족 9명을 잃은 반려견 ‘푸딩이’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사진 케어 인스타그램 캡처

제주항공 참사로 돌봐주던 가족을 잃은 반려견 ‘푸딩이’가 구조됐다.

동물권보호단체 케어는 지난달 3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푸딩이가 보호자 없이 마을을 배회하는 상태가 위험하다고 판단해 구조했다”고 밝혔다.

푸딩이는 제주항공 참사 최고령 희생자인 A씨(79) 가족이 키우던 반려견이다. A씨는 전남 영광군 군남면의 한 마을에서 아내와 큰 딸·손녀와 살며 푸딩이를 돌봤다. 이들 4명과 A씨의 작은 딸·큰 사위·손주 3명까지 9명은 A씨의 팔순을 앞두고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지 못했다. 

푸딩이는 참사 이후 집과 마을회관을 오가며 마을에 들어오는 차량을 바라보는 등 배회했다고 한다. 주민들이 집에 데려가려고 하면 푸딩이는 따라오다가 자기 집으로 되돌아가서 데려올 수 없다고 했다.

제주항공 참사 이후 마을을 배회하고 있는 푸딩이의 모습. 사진 TV조선 캡처

제주항공 참사 이후 마을을 배회하고 있는 푸딩이의 모습. 사진 TV조선 캡처

 
케어는 “푸딩이가 홀로 남았다는 언론 보도와 제보를 접하고 영광으로 이동했고 마을회관 밖에서 조용히 앉아 있는 푸딩이를 발견했다”며 “우리를 보자마자 반갑게 달려오는 모습이 영락없이 가족을 기다렸단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서울로 이송된 푸딩이는 동물병원에 입원했다. 케어는 “푸딩이가 차를 타고 이동할 땐 조금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얌전하고 조용한 강아지인 것 같다”며 “구조 당시 토사물에서 닭 뼈 등 강아지가 섭취하면 위험한 음식물들이 나와서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검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가족과 통화해 적절한 보호자가 나타날 때까지 푸딩이를 보호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전 9시3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동체 비상착륙 중 공항 외벽과 충돌한 뒤 폭발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해당 여객기에는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한국인 179명·태국인 2명)이 타고 있었다. 이 사고로 승무원 2명을 제외한 나머지 탑승객 179명이 전원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