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사랑할 때 가장 용감한 우리의 러브레터

국립극단 청소년극 대표 레퍼토리이자,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의 노하우가 집약된 작품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가 올해 10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납니다. 4월 10~27일 무대에 오르는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는 1897년 프랑스 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시적이고 섬세한 언어로 쓰인 낭만주의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원작으로 하는데요. 원작 주인공인 ‘시라노’가 아닌, ‘록산느’를 주체적인 인물로 재해석해 새롭게 각색하고 무대 위를 종횡무진 누비는 배우들과 바이올린·첼로·피아노 등 라이브 연주자들의 특별한 앙상블을 선보임으로써 초연 당시 ‘낭만활극’이라는 수식어를 얻었죠.

올해 10주년을 맞은 국립극단 청소년극 대표 레퍼토리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가 서울 중구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사진은 2024년 공연 모습.

올해 10주년을 맞은 국립극단 청소년극 대표 레퍼토리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가 서울 중구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사진은 2024년 공연 모습.

새롭게 돌아온 2025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는 방대한 원작의 서사를 단순화하고 인물관계 또한 ‘록산느’ ‘시라노’ ‘크리스티앙’ ‘드 기슈’ 등 4명으로 재편했어요. 사랑의 가치를 두고 외모·재물·권력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이 투영된 등장인물들을 통해 진짜 사랑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청소년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4인 4색 사랑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낭만 가득한 여정을 선사합니다.  
시라노는 당대 최고의 시인이자 검객이면서도 큰 코를 가진 추남이라 짝사랑하는 오랜 친구 록산느에게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데요. 귀족 가문의 젊은 장교 드 기슈 역시 발랄하고 거침없는 록산느의 매력에 빠져 애정 공세를 펼치지만 번번이 거절당하죠. 한편 록산느는 시라노가 속한 부대에 새로 온 크리스티앙과 사랑에 빠지고, 시라노에게 그를 잘 보살펴 달라고 부탁합니다. 시라노는 록산느의 행복을 위해 크리스티앙 대신 아름다운 연애편지를 써서 보내고, 편지를 받은 록산느는 진실한 사랑의 주인공이 크리스티앙이라고 굳게 믿게 되죠. 그러던 중 전쟁이 일어납니다. 부대 지휘관인 드 기슈는 자신의 구애를 거절한 록산느에게 복수하고자 크리스티앙과 시라노를 최전방에 배치하고, 슬픔에 빠진 록산느에게 시라노는 반드시 크리스티앙을 지키겠노라 약속해요.

올해 10주년을 맞은 국립극단 청소년극 대표 레퍼토리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가 서울 중구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사진은 2024년 공연 모습.

올해 10주년을 맞은 국립극단 청소년극 대표 레퍼토리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가 서울 중구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사진은 2024년 공연 모습.

록산느가 자신의 선택을 믿고 오롯이 앞으로 한 걸음씩 내디디며 성장할 때마다, 록산느만큼 드러나지 않을 뿐 세 남자도 내면의 성장을 거치죠. 외모에 자신 있지만 허당끼가 다분한 크리스티앙은 시라노와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말투나 단어 사용이 점차 바뀌고, 시라노 또한 크리스티앙의 자유로운 성격을 점점 받아들여요. 드 기슈 역시 세 사람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진실한 사랑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갖는 등 서로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치며 차츰 성장하게 됩니다.
“원작 자체가 시적인 언어로 사랑 이야기를 너무나도 잘 담고 있는 작품이라, 청소년 입장으로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이 컸다”고 한 김태형 각색은 “사랑이란 주제를 뻔하지 않게 청소년들을 위한, 청소년들이 볼 만한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다”며 각색의 방향성을 밝혔는데요. 이어 “캐릭터들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사계절에 비유하곤 하는데, 록산느가 봄이라면, 크리스티앙은 여름, 시라노는 가을 그리고 드 기슈는 겨울이다. 겨울이 있어야 봄이 오고, 또 여름과 가을이 오고 그러다 다시 겨울이 되는 것처럼 각기 다른 네 인물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성장하는 이야기가 이 작품이 진짜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라며 작품에 관한 의미를 전했어요.

올해 10주년을 맞은 국립극단 청소년극 대표 레퍼토리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가 서울 중구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사진은 2024년 공연 모습.

올해 10주년을 맞은 국립극단 청소년극 대표 레퍼토리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가 서울 중구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사진은 2024년 공연 모습.

2015년 소극장 판, 2017년 백성희장민호극장을 비롯해 수차례 지역 공연으로 관객과 만나온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는 8년 만에 서울 본공연을 앞두고 김태형 각색과 서충식 연출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더욱 탄탄해진 작품을 선보입니다. 연출을 맡은 서충식은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시간인데, 그 사이에 공연장도 점점 커졌고 작품 또한 많은 변화를 겪었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게 변한다 해도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가 담고 있는 ‘사랑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번 무대 위에서 보여드리고 싶다.”며 공연을 앞둔 소감을 전했죠. 또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가 청소년극을 청소년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경험하고 이야기 나누기 위해 2017년부터 진행한 사업인 ‘청소년 17인’이 이번 공연에도 함께하며 작품에 새로운 시각을 더할 예정이에요. 여기에 도준영·안창현·원빈·이정희·장석환·최하윤 등 무대를 뜨겁고 찬란하게 물들일 배우들이 함께해 국내 최대 연극 전용 극장인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뜻깊은 10주년 대장정의 서사를 완성할 예정입니다.  

청소년극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기간: 4월 10~27일
장소: 서울 중구 명동길 35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
시간: 평일 오후 7시 30분(화요일 공연 없음), 토·일요일 오후 3시 *4월 23일(수) 오후 4시 유스(Youth)데이 공연 30% 할인
관람등급: 11세 이상 관람가(2014년 12월 31일 출생자까지)
소요시간: 105분(인터미션 없음/변동 가능)
입장권: R석 5만원, S석 3만5000원, A석 2만원
문의·예매: 1644-2003, 국립극단·인터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