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보다 1.8원 하락(환율은 상승)한 1468.4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달러당 원화값은 국민연금이 환 헤지를 통해 원화값 하락 방어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에 오전 한때 1464.7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세까지 더해졌다. 그러나 전날 나타난 달러 초강세 여파로 끝내 상승 폭을 반납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급격히 떨어진 원화값은 최근 안정세를 찾고 있다. 국민연금이 환 헤지에 나서면 원화값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때 보유한 해외자산의 일부를 매도한다. 시장에 달러가 공급되고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가 나타난다.
또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엔 외국인 자금이 몰렸다. 각각 2807억원, 1432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들어오면 원화 수요가 늘어 원화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새해 달러 강세 이어간다
외환시장에서 유로화가 0.9% 하락하면서 1유로당 1.0261달러를 기록했다. 유로화 대비 달러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달러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인 달러화 인덱스도 함께 뛰었다. 달러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 대비 원화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대통령 탄핵이란 국내 정치 불확실성 변수로 인해 원화 가격은 불안정한 상황이다. 달러 강세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미국 고용지표까지 강세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는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의 경기 부진, 유럽의 천연가스 수급 불안 등이 겹친 상황에서 미국만 질주하는 ‘미국 예외주의’(아메리칸 익셉션)가 당분간 이어질 예정”이라며 “달러를 견제할 통화가 없는 상황에서 향후 미국 물가상승률까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날 경우 강달러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헌법재판관 임명 등으로 국내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된 건 다행인 부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