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충남 서산에서 발생한 선박 전복사고 현장에서 마지막 실종자를 찾기 위해 해상크레인이 동원된다.
지난달 30일 오후 충남 서산 고파도 인근 해상에서 차도선이 전복돼 배에 타고 있던 7명 중 선장 등 4명이 숨지고 2명이 구조됐다. 나머지 1명은 실종 상태다. [사진 태안해경]
충남도는 서해호(83t급) 전복 사고로 실종된 덤프트럭 운전기사 A씨(57)를 수색하기 위해 예비비(4억원)를 사용, 해상크레인을 투입한다고 3일 밝혔다. 서해호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26분쯤 어촌뉴딜사업을 위해 충남 서산시 우도에 골재 등을 운반하고 구도항으로 돌아오던 중 고파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됐다. 사고로 선장 B씨(73)와 선원, 중장비 기사 등 7명이 바다에 빠졌다. 선박에 실려 있던 덤프트럭(24t)과 카고크레인(11t) 등 장비는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사고 직후 카고크레인 기사 C씨(61) 등 2명은 출동한 해경에 구조됐지만 선장 B씨와 선원 등 4명은 숨진 채로 발견됐다. 선박에 타고 있던 7명 가운데 덤프트럭 운전기사 A씨 1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현재 서해호는 고파도 인근 해상에서 뒤집힌 채 떠 있는 상태다. 덤프트럭은 해저 바닥(뻘)에 뒤집힌 채 절반쯤 묻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고크레인도 덤프트럭 위해 뒤집혀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가 지난 1일 서해호 사고 현장을 찾아 관계자들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해경과 소방 등은 실종된 A씨가 덤프트럭에 탑승한 채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9분 전인 지난달 30일 오후 6시17분쯤 A씨와 통화한 지인은 “통화할 때 A씨가 ‘조금 전 우도에서 출항했는데 배가 기울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구조된 굴착기 기사로부터 A씨가 사고 당시 덤프트럭 안에 있는 것을 봤다는 말을 들었다”고 해경에 알렸다.
충남도는 마지막 실종자인 A씨를 찾기 위해 덤프트럭 인양이 시급하다고 판단, 예비비 투입을 결정했다. 3일 오전 서산시에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하고 해상크레인 업체와 계약을 추진하도록 요청했다. 해상크레인은 인천에서 출발할 예정으로 사고 현장까지는 이틀 정도 걸린다. 관계 당국은 이르면 5일 오후 인양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1일 사고 현장을 방문, 유가족으로부터 “마지막까지 실종자를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관련 부서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충남도는 해경 등에서 수색과 구조는 가능하지만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인양은 어려운 것으로 확인되자 예비비를 투입, 직접 해상크레인을 동원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30일 충남 서산 고파도 인근 해상에서 차도선이 전복돼 배에 타고 있던 7명 가운데 선장 등 4명이 숨지고 2명은 구조됐다. 나머지 1명은 실종 상태다. [사진 태안해경]
선박 전복과 침몰 등 해상 사고 때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대통령과 국무총리(대통령 권한 대행) 탄핵, 행정안전부 장관 부재 등 정부의 기능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마저 손을 놓으면 주민의 불안이 커질 수 있어 신속하게 역할에 나섰다는 게 충남도의 설명이다.
김태흠 충남지사 "가용한 인력·장비 모두 동원" 지시
충남도 관계자는 “덤프트럭과 카고크레인이 포개진 상태로 장비를 인양하지 않고는 수색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마지막 실종자를 찾을 때까지 가용한 인력과 장비, 예산을 투입하라는 (김태흠) 지사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결정”이라고 말했다.
서산=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