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직 프로 장기기사 키리타니 히로토(75)는 1000개 이상 상장사의 주식을 보유한 6억엔(약 56억원)의 자산가임에도 주주우대 혜택으로만 생활해 ‘공짜의 신’으로 불린다. 주주우대란 상장사가 주주들에게 배당금 외에도 답례차 자사 상품이나 서비스 혜택을 지급하는 일본의 증시 제도다.
기리타니는 증권사에서 장기를 가르치며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관찰력과 빠른 학습 능력을 바탕으로 억대 자산을 모았고 지난해 중반 자산은 6억엔까지 늘었다.
그가 극도로 절약하며 살기로 결심한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2억엔(약 18억6000만원)의 손실을 보고 난 뒤부터다. 현금 관리가 투자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보유 주식의 주주우대 혜택을 활용하며 살기로 마음을 먹었다.
키리타니의 이동 수단은 주주우대 쿠폰으로 산 자전거다. 그는 상장사가 보내준 음식을 먹고 상장사가 보내준 상품권으로 옷을 사 입는다.
기리타니는 취미 생활에서도 무료 혜택을 찾아 나섰다. 그는 매년 300장 이상의 영화 관람권을 받아 연간 140편의 영화를 관람한다. 영화 내용에는 관심이 없으며 극장 좌석을 수면 공간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무료 혜택을 위해서라면 관심 없는 활동도 마다하지 않는다. 사우나·노래방은 물론 번지점프와 롤러코스터까지 이용한다.
현재 그는 넓은 공간에 거주하고 있지만 호화로운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 기본적 의류만 착용하고 브랜드 제품은 피한다.
키리타니는 “(상장사가 지급한) 쿠폰이 만료되게 두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모든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게 주어진 모든 쿠폰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노년기에 큰 즐거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검소하게 생활하는 방법에 대한 자신의 팁을 공유하기 위해 최근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저서에서 그는 “젊은 세대도 장기투자와 함께 주주우대 혜택을 활용하면 자산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