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수면제 탄 술을 먹여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신혜(47)씨가 사건 발생 25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부(박현수 지원장)는 6일 김씨의 존속살해 사건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에서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는 2000년 3월 7일 전남 완도군 완도읍에서 부친 A씨(당시 52세)에게 수면제를 탄 양주를 먹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받았다.
그는 자신과 여동생을 성추행한 A씨를 살해하기 위해 수면제를 섞은 양주를 '간에 좋은 약'이라고 속여 A씨에게 먹였다는 것을 자백했다. 그러나 재판에서는 진술을 번복하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고,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무기징역이 확정된 김씨는 이 사건이 재조명되자 재심을 신청했고, 2015년 재심 개시 결정을 받았다.
김씨의 재심에서는 범행 동기, 자수 경위, 수면제 등 증거, 알리바이, 강압·불법 수사 여부 등이 쟁점이 됐으나 재판부는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김씨는 사건 발생 25년, 재심개시결정 10년여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번 재판은 김씨에게 최초 무기징역이 선고된 1심에 대한 재심이다. 검찰이 무죄에 불복해 항소할 경우 다시 2심, 상고심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
이날 재판에 불출석한 김씨는 재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만큼 곧 석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