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번엔 尹 체포할 수 있다" 공수처 '구속영장 카드' 꺼내나

3일 오전 공수처 검사·수사관들이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 앞에서 저지되고 있다. 뉴스1

3일 오전 공수처 검사·수사관들이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 앞에서 저지되고 있다. 뉴스1

내란수괴 혐의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 체포가 한 차례 실패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향후 수사 방향을 재조정하고 있다. 재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곧바로 구속영장을 꺼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관저 입구를 지키는 대통령경호처·군 55경비단 등 200여명의 보호를 받고 있다. 3일 이들은 서로 팔짱을 낀 채 6~7줄로 서서 인간벽을 만들었다. 관저 바로 앞 길목에 차량 10여대를 세워 대규모 인원이 한 번에 진입하기도 어렵게 했다.

공수처 내부에선 "현장 상황을 파악했으니 다시 시도하면 체포할 수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다. 전 국민 이목이 쏠린 상황에서 단 한 번 시도로 체포를 포기하는 것도 부담이다. 함께 수사팀을 꾸리고 있는 경찰에서도 "너무 일찍 물러섰다. 첫 시도에 마무리하는 게 여러모로 좋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기준, 체포영장 시한인 6일 자정까지는 휴일 이틀과 평일 하루 남았다. 평일인 6일은 시한 마지막 날이다. 여러 변수에 대응할 시간이 없으므로 이번 주말 재차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공수처는 결국 신병 확보에 실패할 경우 실행할 '플랜B'도 준비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사전구속영장 청구다. 체포에 매달리다 시간을 보낼수록 부담이 커지는 만큼 곧바로 구속영장 단계로 넘어간다는 취지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윤 대통령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윤 대통령 측이 체포영장에 대해 "위법으로 발부됐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구속영장이 새로 발부되면 이런 논란이 사라진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도 영장실질심사에는 응하겠다는 기류가 크다.

다만 법원이 심사 끝에 구속영장을 발부하더라도 윤 대통령이 관저에서 나올 것이냐는 미지수다.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한 것처럼 적법한 구속 절차에 저항할 수 있다. 만약 구속이 이뤄지면 윤 대통령은 경기도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채 조사를 받게 된다.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송치하면 검찰이 기소한다. 공수처와 검찰은 구속 기간을 20일로 합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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