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적 없이 법당을 운영하면서 신도를 현혹해 거액을 뜯어낸 6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1부(박은영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추징금 2500만원은 원심을 유지했다.

충남 공주에서 법당을 운영한 A씨는 2006년부터 15년간 총 139회에 걸쳐 60대 신도 B씨로부터 약 14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승적도 없었던 A씨는 자신을 '살아있는 부처'라고 칭하면서 B씨를 현혹하고, "돈을 갖고 있으면 다 없어질 것이니 나에게 맡겨라. 말을 듣지 않으면 가족들이 죽을 것"이라고 협박해 돈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또 관공서에 취직시켜 준다거나 상가를 분양받게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돈을 갈취하기도 했다.

A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 일기에 상세히 기록된 수입·지출 내용을 근거로 유죄로 판단했다.


앞선 1심에서 재판부는 "가족 신변과 관련한 불행을 계속 고지하며 다른 사람들과 연락하지 못하게 하는 등 피해자를 완전히 고립시켜 판단력을 상실하게 만든 것으로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에게 언급한 학력, 대학교수, 종단에 소속된 승려 등의 경력도 모두 사실이 아니고, 상가를 분양받게 해준다는 등의 약속도 이행한 적 없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 역시 "피고인의 말에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낀 피해자로부터 장기간 반복해서 거액을 편취한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항소심에 이르러 자기 잘못을 대부분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점, 편취한 금액의 일부를 변제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일정 부분 노력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