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보고 알았다"던 박안수, 계엄 해제뒤 육본 용산출동 지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연합뉴스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지난달 3일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된 직후 계엄사령부를 구성할 군인과 군무원 소집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6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86쪽 분량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공소장에 따르면, 박 총장은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된 직후인 지난달 3일 오후 10시 47분쯤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에게 전화해 “합참에는 인원이 부족하니, 부장‧실장과 이들을 지원할 차장‧과장 각 2~3명씩을 모아 올라오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검찰은 박 총장이 계엄사령관을 보좌하기 위해 설치할 2실(비서‧기획조정), 8처(정보‧작전‧보도 등)의 실장‧처장 등 직책을 맡을 육군본부 소속 인원을 구성하고, 이들의 계엄사령부 이동 준비도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박 총장의 지시에 따라 이때부터 이튿날인 지난달 4일 오전 2시 30분쯤까지 육군본부 소속 부장‧실장 등 34명이 계엄사령부 참모진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전시 군사작전과 지휘사항을 송‧수신할 수 있는 전장망(군합동지휘통제체계) 운용 장비 총 11대를 소지하고, 단독군장을 한 채 충남 계룡시 육군본부의 대형버스 2대에 나눠 탑승했다. 박 총장은 4일 오전 3시 3분쯤 이들을 육군본부에서 계엄사령부가 있는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로 출발하도록 지시했는데, 이때는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안을 결의하고(4일 오전 1시 1분) 2시간여가 지난 시점이었다.

또 검찰은 박 총장이 3일 오전 0시 6분쯤 계엄사령부 기획조정실장으로 임명된 합참 전비태세검열실 차장에게 2실 8처를 구성할 군인과 군무원들의 소집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계엄사령부 기조실장은 박 총장의 지시를 받은 직후 합참 소속원 전원에게 ‘계엄사 2실 8처 운용 요원 총원 작전회의실 즉각 소집’ 명령을 발령했다고 한다.

앞서 박 총장은 지난달 5일 국회 국방위 등에 출석해 “윤 대통령이 담화하는 것을 보고 (계엄 사태를) 알았다, (국회에) 군부대 투입을 명령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지난 3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박 총장을 구속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