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동·서·남해 전 해역에서 신년 해상훈련을 실시했다.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에 따른 군 통수권 대행 체제에서 처음으로 정례적·방어적 성격의 대규모 훈련이 공개 기조로 열린 것이다. 군 당국은 이 같은 훈련을 통해 흔들림 없는 대북 대비태세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1함대에서는 구축함 광개토대왕함(3200t급), 호위함 춘천함(3100t급)이 투입돼 대잠훈련, 대함 실사격훈련, 전술기동훈련에 나섰다. 2함대에선 호위함 충북함(2500t급)·천안함(3100t급), 유도탄고속함 조천형함, 해상작전헬기 AW-159 1대가 참가한 가운데 대잠훈련, 대함 실사격훈련, 전술기동훈련이 실시됐다. 2023년 12월 23일 2함대에 실전 배치된 새 천안함이 신년 해상 사격훈련에 동참한 건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3함대에서는 호위함 경남함(3100t급), 고속정(130t급) 등 함정 3척과 해상작전헬기 링스(LYNX) 1대가 대함 실사격훈련과 전술기동훈련을 소화했다.
양용모 해군참모총장도 같은 날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에 탑승해 서해 상공에서 해상훈련을 현장지도했다. 그는 2함대 해상훈련지휘관인 전투전대장, 서해 해상전탐감시대장 등과 교신하며 "실전적 훈련으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확립하라"고 당부했다.
훈련에 참가한 1함대 광개토대왕함장 정승호 대령은 "반복적이고 실전적인 훈련만이 필승의 전투의지를 고양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며 "확고한 대비태세를 바탕으로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우리 영해를 굳건히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계엄 사태 이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데 따른 득실을 신중히 판단한 뒤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오물·쓰레기 풍선 살포는 계엄 사태 전인 지난해 11월 29일이 마지막이었고, 미사일 발사도 같은 달 5일 이후 중단된 상태다. 다만 훈련 사실이 5일 공개된 만큼 이후에라도 반발에 나설 가능성은 존재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떠보기식 기습 도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실전적 교육 훈련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