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미니버스를 주차해 진입로를 차단한 모습. 김현동 기자
이날 소집된 광수단 회의엔 형사기동대장·마약범죄수사대장 등 현장 체포 경험이 많은 경찰 간부들이 대거 포함됐다. 경호처는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차벽·철조망을 설치하고 경호관을 동원해 스크럼을 구축한 상태다. 윤 대통령 체포를 위해선 이같은 저지선을 뚫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현행범 체포가 이뤄질 수 있는 만큼 2차 체포영장 집행에선 경찰 내 이른바 '체포 전문가'들을 대거 투입할 예정이다.
물량공세로 '스크럼' 돌파 계획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당시 관저에 진입했으나 육군 수방사 55경비단에 둘러싸여 전진하지 못하는 공수처 검사, 수사관과 경찰들. 뉴스1
지난 3일 체포영장 집행 당시 공조본은 공수처 소속 검사·수사관과 경찰 등 150여명을 투입했다. 이를 막아선 200여명의 경호처 스크럼 인력보다도 적은 규모였다. 결과적으로 체포영장 집행 인력들은 대통령경호처와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 등에 포위되며 진퇴양난에 처했다.
경찰은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병력 부족 등을 이유로 끝내 관저에 진입하지 못한 점 등을 감안해 지난 9일 수도권 광역수사단 등에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수사관 투입에 대비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날 회의에 소집된 4개 경찰청 산하의 광수단 인력은 형사기동대(510명)와 마약범죄수사대(150명) 등 1000여 명에 달한다.
광수단 체포전문가 대거 투입

국가수사본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 계획을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경호처의 반발이 거셀 경우 관저 내에 진지를 구축해 장기 농성전에 돌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관저 입구를 봉쇄해 식자재 반입 등을 차단하는 한편, 스크럼을 짜고 있는 경호처 경호관들의 체력 소진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체포영장 집행에 투입되는 공수처 검사·수사관과 경찰은 설 연휴 직전까지 관저에서 경호처와 대치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경호처장 사직서 제출…강경파 지휘부 남아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은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 국가수사본부에 출석했다. 뉴스1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10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체포영장 집행 방해는 공무집행 방해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1
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인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 계획에 대해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병력과 무력을 동원하는 명백한 내란행위”라고 반발했다. 이어 “영장 집행이라는 이름으로 가장한 대규모의 무력을 사용해 현직 대통령에 대한 불법체포를 통해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려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