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안보 무임승차론' 통했나…폴란드 "GDP 5%로 올릴 것"

2019년 12월 4일 영국 왓퍼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19년 12월 4일 영국 왓퍼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폴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중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국방비 인상 요구에 화답했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은 12일(현지시간) 파이내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로 인상하라는 트럼프의 요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이미 목표치인 GDP 대비 5%에 근접한 4.7%를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는데, 이는 나토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는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이 시작된 후 국방비를 두 배로 늘렸다. 

현재 나토 회원국 32개국의 국방비 지출은 GDP 대비 평균 2.71%다. 나토 회원국은 지난 2014년 GDP 대비 국방비 지출을 2% 이상으로 늘리는 데 합의했지만, 이를 달성한 회원국은 23개국뿐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우 GDP 대비 1%대로 목표치에 미치지 못한다.

트럼프와 친밀한 사이인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자국의 심각한 재정 적자로 국방비 인상이 어려운 상황이다. 스페인은 지난해 GDP의 1.28%로 나토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2029년까지 GDP 대비 2%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지만 국내 반발이 만만치 않다.


트럼프는 나토 회원국들에 대해 '안보 무임승차론'을 펼치며 국방비 지출 인상을 요구해왔다. 지난 대선 기간 트럼프는 GDP의 3%를 요구했지만, 최근 5%로 기준을 높였다. 트럼프는 나토 회원국이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나토를 탈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을 맡은 폴란드 EU 공동예산 중 1000억 유로(약 150조원)를 국방 분야에 지출하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코시니아크-카미시 장관은 트럼프의 주장이 "나토에 경종을 울렸다"며 "목표 달성에 10년 이상이 걸리겠지만, 트럼프가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는 이유로 비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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