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드라마’ 유승민, 최우선 과제는 체육회 신뢰 회복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 뉴스1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 뉴스1

'대한민국 체육 대통령'으로 불리는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승리한 유승민(43) 당선인을 향한 체육계의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 체육계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당선인의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앞서 14일 유 당선인은 제42대 체육회장 선거에서 총투표자 1209명 중 417명의 지지(34.5%)로 당선했다. 3선에 나선 이기흥(70) 후보(379표) 및 여타 후보를 제쳤다.

유 당선인이 '반란'은 변화를 원하는 체육계의 바닥 민심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반(反) 이기흥'을 내세운 후보가 유 당선인 등 5명이나 됐는데도, 이기흥 후보는 어부지리를 누리지 못했다. 이기흥 후보 지지표와 무효표(3표)를 빼고도 68.4%(827표)의 표심이 유 당선인 등 '반 이기흥' 후보 쪽으로 쏠렸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 뉴스1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 뉴스1

오는 22일 취임식과 함께 4년 임기를 시작하는 유 당선인의 가장 중요한 현안 과제는 바닥에 떨어진 체육회의 신뢰와 행정 능력을 원상 복귀하는 일이다. 이기흥 회장과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반목하면서 체육회의 각종 업무는 사실상 마비됐다. 체육회 관계자는 "어른들끼리 싸우는 과정에서 묵묵히 일한 직원들이 고초를 겪었고, 체육인 사이에서 체육회가 '악의 축'으로 치부됐다"며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직원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기흥 회장 재임 기간 사실상 제자리걸음 한 학교 체육의 정상화, 생활체육의 활성화 등도 중요한 과제다. 이와 관련해 유 당선인은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구조적인 정비가 제대로 안 돼 여러 부작용이 드러났다"며 "각 지방체육회가 독립적인 행정·예산 집행 역량을 갖추도록 돕는 게 우선이다. 여기에서 시작해 학교체육과 생활체육까지 자연스럽게 범위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의 어깨가 무겁다. 연합뉴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의 어깨가 무겁다. 연합뉴스

체육회와 정부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도 시급하다. 이기흥 회장 재임 기간 양측이 강 대 강으로 맞부딪치며 연간 4400억원이던 체육회 연간 예산 중 1000억원 가까운 액수가 삭감됐다. 시도체육회 예산(500억원)은 지방자치단체로, 500억원 규모의 사업 집행권은 문체부로 각각 이관됐다. 

체육회 관계자는 "유 당선인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과 2018 평창올림픽기념재단 이사장 등을 지내며 정부와 협조적인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안다"며 "체육회가 새 리더십으로 다시 출발하는 만큼 정부와 꼬인 관계부터 잘 풀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