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못질 ‘쾅쾅’…KBS 드라마, 병산서원 촬영분 폐기

 KBS2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제작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북 안동시 병산서원에 촬영 소품을 달기 위해 못질하고 있는 모습. 사진 건축가 민서홍씨 페이스북 캡처

KBS2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제작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북 안동시 병산서원에 촬영 소품을 달기 위해 못질하고 있는 모습. 사진 건축가 민서홍씨 페이스북 캡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병산서원을 훼손해 논란이 된 KBS2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측이 병산서원 촬영분을 폐기하기로 했다.

15일 방송가에 따르면 KBS는 안동시청·국가유산청 관계자와 논의해 병산서원 촬영 분량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6일 안동시는 해당 촬영분에 대한 폐기를 요청했고 KBS가 이를 수용했다. 기둥 상단에 못을 박은 만대루 외에도 병산서원을 배경으로 촬영된 모든 영상이 대상이다.

KBS는 사과문을 올릴 예정이며 촬영 가이드라인도 구축할 계획이다.

병산서원 만대루 나무 기둥에 두께 2~3㎜·깊이 약 1㎝의 못자국이 새겨져 있다. 사진 안동시

병산서원 만대루 나무 기둥에 두께 2~3㎜·깊이 약 1㎝의 못자국이 새겨져 있다. 사진 안동시

병산서원 훼손 논란은 건축가 민서홍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해 12월30일 경북 안동시 병산서원을 들렀다가 문화재 훼손 장면을 목격했다는 글을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함께 공개된 사진에서 드라마 촬영 스태프로 보이는 사람들이 만대루 기둥 상단에 못을 박고 등을 설치하는 모습이 담겼다.

촬영팀은 소품용 모형 초롱을 달기 위해 만대루 여섯 군데와 동재 기둥 한 군데 등 총 일곱 군데에 못질을 했다. 못 자국은 개당 두께 2∼3㎜·깊이 약 1㎝로 조사됐다.


이후 KBS는 “해당 사건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하고 복구를 위한 최선책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웹소설이 원작인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평범한 여대생의 영혼이 로맨스 소설 속 단역의 몸에 깃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서현·옥택연이 주연으로 출연하며 올해 방송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