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을 매달 300만원 이상 받는 사람이 처음으로 나왔다.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지 37년 만이다. 24일 국민연금공단의 설명을 바탕으로 이 수급자가 연금으로 매달 300만원을 받게 된 이유를 살펴봤다. 

국민연금은 가입자가 최소 10년 이상 보험료를 내야만 노령연금(노후 수급 연령에 도달했을 때 받는 일반적인 국민연금) 수급 권리를 갖는다. 이 수급자는 소득대체율(평균소득 대비 연금 비율)이 높았던 국민연금제도 시행(88년) 때 국민연금에 가입했다. 

37년째 가입을 유지한 것이다. 88년 당시 소득대체율은 70%(40년 가입 기준)였다. 1·2차 연금개혁을 거치며 점차 낮아진 소득대체율은 올해 기준 41.5%다.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40%까지 하락한다.

공단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가입 기간이 길수록, 소득대체율이 높을수록 수령 금액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경력 단절 등과 같은 개인 사정으로 납입을 중간에 중단했더라도 추가 납입이 가능하다.

연금 수급 시기를 늦춘 만큼 많이 받는 '노령연금 연기제도'도 이 수급자가 수령 액수를 늘리게 하는데 한몫했다. 연금 연기제도(연기 연금)는 노령연금 지급 연기에 따른 연금액 가산 제도를 말한다. 최대 5년인 연기 기간에 따라 연 7.2%(월 0.6%)씩 연금액이 늘어난다. 


이 수급자도 해당 제도 때문에 수령액이 늘었을 것이란 게 공단의 추정이다. 공단 관계자는 "연금 수령 시기를 늦추면 많이 받는 대신 수령 기간이 줄어드는 만큼 최종 연금액이 줄어들 수 있어, 연기 연금 신청은 신중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금을 당장 타지 않아도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고, 건강해서 장수할 가능성이 큰 사람에게 유리한 제도인 셈이다.

올해 국민연금 수급자의 수급액이 지난해보다 2.3% 오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변동률(2.3%)을 반영한 결과다. 이에 따라 65만4471원이던 노령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수급액(지난해 9월 기준)은 올해 월평균 수급액은 2.3%(1만5052원) 올라 66만9523원이 됐다. 이 수급자도 인상에 따른 혜택을 봤다.

다만 이 수급자는 일반적인 사례는 아니라고 공단은 설명한다. 국민연금 월평균 수급액은 60만 원대로 다소 낮은 편인 데다 20년 이상 연금 가입자라도 수급액으로 108만4708원(지난해 9월 기준)을 받는다. 공단 관계자는 "연기 연금제도와 올해 인상이 맞물린 결과로, 이런 수급자가 더 나올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