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무디스는 삼성전자의 선순위 무담보 채권에 대한 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했다. Aa2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평가 체계에서 Aaa와 Aa1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과 같다. 무디스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디스플레이, 모바일, 가전제품 등 대부분의 핵심 사업 부문에서 ‘강력한 시장 지위와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며 “높은 현금 자산을 보유해 Aa2 등급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용등급 전망은 기존의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메모리 칩 산업, 특히 인공지능(AI) 칩에서 기술 리더십을 회복하는 데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며 “향후 12∼18개월간 수익성이 보통(Moderate)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반영해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가 지적한 삼성전자의 ‘불확실성’은 지난 8일 공개된 잠정실적에서 엿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6조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직전 분기 영업이익보다 30% 가까이 줄었고, 증권사 전망치보다도 17% 낮았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에서 부진한 영향이다.
무디스는 “향후 반도체 부문에서 기술 리더십을 회복하고 영업이익률을 13∼14%로 회복하는 동시에 현재의 건전한 재무 상황을 유지한다면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