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아닌 요원" 김용현 발언에…"국회요원증" 조롱 쏟아져

박주민(왼쪽)·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사진 박주민·허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박주민(왼쪽)·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사진 박주민·허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서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야권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 자신을 “박지원 국회요원”이라고 소개하며 “국정원 출신이니 국정원 요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회 본회의장 내에는 20명 내외의 의사국 속기사 등 직원분들이 업무를 하지만 요원들을 체포하러 특수부대 차출 ‘계몽군’ 280여명을 헬기에 태워 완전 무장시키고 본회의장의 유리창을 깨고 들여보낼까”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석열과 김용현이 헌재 탄핵심판장을 만남의 장소로 활용해 말 맞추기, 저질 코미디를 쏟아낸다”고 비판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자신의 얼굴에 선글라스를 합성한 사진을 올리며 “은평갑 국회요원 박주민. 명함을 바꿔야 하나”라고 적었다. 허영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국회요원 허영’이라고 적힌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저는 국회의원이 아닌 요원”이라며 ‘국회요원증’ 사진을 올렸다. 이 의원 얼굴 옆에는 ‘국회요원증’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고 증서의 발급자는 ‘국회의장’이 아닌 ‘국회요장’으로 기재돼 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사진 이재정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사진 이재정 의원 페이스북 캡처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무슨 SNL(쿠팡플레이 코미디 쇼)도 아니고”라며 “헌정 질서와 관련된 심판을 하는 헌재에서 그런 식의 말장난으로 본인들의 위헌·위법한 행위들이 덮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발상 자체가 치졸하다”고 지적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낸다면 군인 요원들끼리 서로 뒷목 잡고 끌어낸다는 얘기냐”며 “군인 요원은 끌어낼 필요가 없고 그냥 철수하라고 명령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왼쪽)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4차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증인신문을 하자 김 전 장관이 답변하고 있다. 사진 헌법재판소

윤석열(왼쪽)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4차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증인신문을 하자 김 전 장관이 답변하고 있다. 사진 헌법재판소

 
전날 김 전 장관은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윤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원이 아닌 요원을 끌어내려 했다”고 해명했다.

증인으로 나선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 측 대리인이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의원’이 아닌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것인데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왜곡했다”고 주장하자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원을 끌어내라고 했다는 건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빼내라고 한 걸 잘못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