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용현산업단지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인근의 한 식당 주인이 소방관들을 위해 새벽에 식당 문을 열어 내부 공간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는 미담이 전해졌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8시40분쯤 경기 의정부시 용현동 용현산업단지의 한 유리 제조 공장과 침구 제조 공장 사이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규모가 커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해 3시간20분 만인 15일 0시2분 화재를 진압했다.

당시 화재 현장 인근에서 25년간 식당을 운영해 온 김영완(66)씨는 늦은 시간까지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관들을 위해 식당 문을 열고 내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김씨는 퇴근 후 집에서 재난 문자를 확인하고 가게가 무사한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으로 향했다고 한다. 김씨는 “바람 방향이 북쪽이었다면 우리 가게와 주변 공장들이 위험할 수 있었는데 천운이 따랐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 불길이 잦아들자 김씨는 “뭐라도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에 새벽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당 문을 열었다. 평소 식당 오픈 시간은 오전 11시30분이었다.


그는 당시 소방관들이 라면을 먹기 위해 물을 끓이는 모습을 보고 식당 내부 조리 시설과 공간을 이용할 수 있게 했으며 식기류와 반찬, 커피 등도 제공했다. 또 화장실을 개방해 소방관들이 잠시나마 쉴 수 있도록 도왔다.

이 같은 사연은 의정부 지역 소식을 전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서도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소방관은 해당 계정에 김씨가 제공한 반찬 등의 사진을 올리고 “식당 사장님이 라면, 김치, 반찬을 취식할 수 있게 해 주셨다”며 “끓인 물과 따뜻한 공간을 내어주셔서 불편함 없이 소방관들이 휴식하며 현장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발이 진흙 범벅인데 사장님이 ‘더럽혀져도 괜찮다’며 화장실도 내어주셨다”며 김씨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네티즌들은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추운 겨울 마음을 녹여주는 사연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등 반응을 보이며 김씨의 배려를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