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경주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축구 경기를 하고 있다. 사진 경주시
경북 경주시에서 매년 열리는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가 지난해 약 6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 산업이 지역경제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인구 24만여 명인 경주에 유소년 스포츠가 또 하나의 ‘효자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31일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2024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에는 726개 팀, 1만3212명의 선수와 관계자가 참가했다. 이는 역대 대회 중 최대 규모다. 지난해 8월 5일부터 15일간 진행된 대회 기간 선수단과 학부모·응원단 등은 경주에 체류하면서 인근 식당과 숙박시설 등을 이용했다.
지난해 열린 '경주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축구 경기를 하고 있다. 사진 경주시
이 기간 발생한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은 지난달 23일 경주시 신평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평가보고회에서 공개됐다. 이날 보고회는 임동주 경주시 문화관광국장, 임활 경주시의회 부의장, 최영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등 주요 관계자와 참가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보고회에서 경주시는 "대회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시 이미지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며 "경주가 전국 최대 유소년 축구 축제의 도시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지난해 대회는 U-9 경기부를 신설해 저학년 축구 꿈나무에게 경기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인공지능(AI) 중계 확대를 통해 만족도가 높았다고 평가했다. ‘AI 중계’는 AI 카메라가 선수나 축구공 움직임을 자동으로 추적·포착해 자연스럽게 플레이 중심으로 클로즈업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스포츠 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통해 스트리밍하는 중계 방식이다.
또 여름철 폭염을 대비한 경기장 시설이 갖춰진 점도 역대 최대 규모 대회를 치르는 데 한몫했다. 경주시는 2023년 4월부터 국내 최초 정규규격 실내 축구장인 ‘스마트에어돔’을 운영하고 있다. 공기압을 이용해 기둥과 옹벽 없이 세워진 가로 120m, 세로 78m, 높이 25m 크기의 K리그 인증 구장이다.
경북 경주시 천군동 스마트에어돔에서 유소년 축구팀의 경기가 열렸다. 김정석 기자
스마트에어돔은 바깥 날씨와 관계없이 쾌적한 조건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점이다. 경주시가 107억원을 들여 만든 스마트에어돔(1만752㎡)은 여름에는 영상 24도, 겨울에는 영상 18도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습도도 항상 50%로 맞춰져 있다. 건물 내에 기둥이 없어 그림자가 생기지 않고 간접조명 설계로 눈부심 없이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지난해 대회에서 부족했던 점도 지적됐다. 값비싼 숙박과 식사 비용에 대한 불만이 대표적인 지적 사항이었다. 이에 경주시는 지역 숙박업소와 음식점을 대상으로 비용 절감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는 경주의 문화와 경제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았다”며 “이번 보고회를 통해 얻은 피드백을 반영해 올해 대회를 철저히 준비하고 더 많은 팀과 관람객이 경주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경주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축구 경기를 하고 있다. 사진 경주시
경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