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사망한 프랑스 극우 세력의 대부 장마리 르펜의 무덤이 크게 훼손됐다.
31일(현지시간) 일간 르피가로 등에 따르면 프랑스 서부 트리니테 쉬르 메르에 조성된 르펜의 묘에 세워진 십자가 비석과 위패 등이 간밤에 금이 가고 부서져 수사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수사 당국은 르펜의 무덤이 조성된 공동묘지에 일반인 출입을 금지한 뒤 용의자를 뒤쫓고 있다.
르펜의 딸 마리 카롤린 르펜은 엑스에 “가장 신성한 것을 공격하는 자들을 설명할 단어는 없다”며 “죽은 자를 공격하는 자들은 산 자에게 최악의 짓을 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르펜이 창당한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의 후신인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도 엑스에 “르펜의 무덤을 모독한 것은 산 사람도, 죽은 사람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이 저지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위”라며 “가해자들이 엄벌에 처해지길 바란다”고 규탄했다.
FN의 설립자로 프랑스 5공화국 이래 극우 세력의 주축이었던 르펜은 이달 7일 96세로 사망했다. 그는 현재 RN의 실질적 지도자이자 대권 주자인 마린 르펜 의원의 부친이기도 하다.
르펜은 생전 반유대주의, 반이민, 인종차별주의, 민족주의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그에 대한 비판 여론이 상당했다.
그의 사망 소식에 수도 파리를 비롯한 대도시 곳곳에서는 그의 죽음을 환영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