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후보자가 6일(현지시간) 미 상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07/847c1938-1c69-4093-b6d1-3a08fa760c41.jpg)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후보자가 6일(현지시간) 미 상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리어는 이날 워싱턴 상원 재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제3국이나 관련된 외국이 미국의 다른 파트너들(캐나다·멕시코)을 희생시켜가면서 그 협정에 무임승차하는 것을 막기 위해 원산지 규정 등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보다 생산원가가 저렴한 멕시코 등지의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중국과 한국 등의 기업을 견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트랜시스 등은 멕시코에 공장을 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30일간 유예하기로 했지만, USMCA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질 경우 또 다른 부담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그리어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멕시코·캐나다 등 3개국에 부과하겠다고 밝힌 관세에 대해선 “미국으로 들어오는 펜타닐(마약)을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현재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부과 방침은 일단 유예됐지만, 중국에 대해선 10%의 추가 관세가 발표됐다. 중국은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며 맞대응할 예정이다.
반면 그리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때 공약한 전세계 모든 국가에 대한 10% 이상의 보편관세에 대해선 “무역적자의 방향을 뒤집을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 및 고려가 있어야 한다”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다만 “관세가 시장 접근의 수단이자 미국의 재정수입원의 될 수 있고, 미국은 ‘생산자의 나라’가 돼야 한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라며 “만약 미국이 강한 제조업 기반과 혁신 경제를 가지지 않는다면 충돌을 억지하고 미국인을 보호할 ‘하드파워’를 거의 갖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를 경제를 비롯한 전분야의 협상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5일 중국 난징의 항구에 컨테이너가 적재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는 유예했지만, 중국에 대해선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AF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07/7c79b8c8-d7ed-4cd6-b1a1-79b35fa2a023.jpg)
지난 5일 중국 난징의 항구에 컨테이너가 적재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는 유예했지만, 중국에 대해선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AFP=연합뉴스
그는 ‘유럽연합(EU)과 한국 등이 미국 기술기업을 겨냥하면서 자국과 중국 기업에는 면제하는 것에 맞설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하나’라는 질문에 “우리는 다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디지털 교역과 기술 기업 등을 어떻게 규제할지에 대해 국내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들은 우리를 차별할 수 없고, 그것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상공회의소 등은 한국의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 입법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미국 측은 이 법이 중국 기업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애플,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미국 기업을 규제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플랫폼법 입법을 사실상 포기한 채 기존 공정 거래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날 그리어의 발언은 취임 이후 한국 등이 미국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를 도입할 경우 이에 대한 강력한 문제제기를 할 것임을 시사한 말로 풀이된다.
그리어는 관세를 활용한 보호주의 무역 기조의 ‘설계자’로 평가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의 ‘수제자’로 불린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와는 로펌 ‘스카든 아프스’에서 함께 일했고, 라이트하이저가 트럼프 1기 무역대표로 부임한 이후엔 그의 비서실장으로서 고율 관세 부과를 포함한 대(對)중국 무역 전쟁에 깊이 관여했다. 그가 맡게 될 미국 무역대표부는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와 유사한 성격이지만 직제상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국제 통상 교섭, 무역 정책의 수립과 집행, 불공정 무역 조사와 대응 등을 총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