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운 훨훨 날리자…높이만 20m, 전국 최대 규모 '달집태우기'

지난해 2월 24일 경북 청도군 청도천 일원에서 열린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 장면. 사진 청도군

지난해 2월 24일 경북 청도군 청도천 일원에서 열린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 장면. 사진 청도군

경북 청도군이 오는 12일 ‘2025 정월대보름 민속한마당’을 개최한다. 음력으로 1월 15일인 정월대보름은 커다랗고 둥근 보름달을 보며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이다. 이에 청도군을 포함해 전국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높이 20m·폭 13m 달하는 달집

청도군은 매년 전국 최대 규모의 달집태우기를 진행한다. 청도군이 이번에 쌓아 올린 달집은 높이 20m, 폭 13m에 달한다. 행사는 월출 예상 시각인 오후 5시45분쯤 시작한다.

달집태우기는 소원을 빌며 액운을 태우고 새해 희망의 불길을 피워올리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달집이 잘 타야 마을에 행운이 깃들고 도중에 불이 꺼지거나 더디게 타면 액운이 닥칠 조짐으로 여긴다.   

지난해 정월대보름을 앞두고 경북 청도군 청도천 둔치에서 청도달집전승보존회 관계자들이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 초대형 달집을 만들고 있다. 뉴스1

지난해 정월대보름을 앞두고 경북 청도군 청도천 둔치에서 청도달집전승보존회 관계자들이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 초대형 달집을 만들고 있다. 뉴스1

달집태우기 등 행사에는 전국에서 1만여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주최 측은 달집태우기 행사에 화재 위험이 있는 만큼 안전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청도군은 지난 5일 김동기 청도부군수 주재로 이번 행사 안전관리계획 심의회를 열었다. 청도군 달집전승보존회도 같은 날 정기총회를 열고 달집태우기 행사 세부 계획을 확정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탈집태우기와 함께 경북도 무형문화유산 제38호로 지정된 청도의 대표 전통 민속놀이 ‘도주줄당기기’도 관심을 끌고 있다. 도주줄당기기는 청도군 화양읍 서상리·동상리 일원에서 시작된 줄다리기로, 주민이 동군과 서군으로 나눠 줄을 잡아당기며 승부를 겨루는 놀이다. 


줄당기기엔 볏집 3만단 들어가

청도군 9개 읍·면에서는 도주줄당기기 재현을 위해 지난달 21일부터 가닥줄 제작에 들어갔다. 원줄과 가닥줄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볏집이 무려 3만여 단에 이른다. 길이는 80m, 무게는 4t에 달할 정도로 거대하다. ‘도주(道州)’는 청도의 옛 지명이다.

도주줄당기기 놀이에는 주민이 가닥줄을 함께 제작하면서 공동체 정신을 되새기고 풍년과 다산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승패에 따라 한 해의 운세를 점쳐보기도 한다. 일제시대와 6·25 전쟁으로 잠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1983년 다시 열리고 있다.

정월대보름을 엿새 앞둔 지난 6일 경북 청도군 청도천 둔치에서 도주줄당기기전승보존회 관계자들이 도주 줄당기기에 쓰일 종줄을 만들고 있다.   도주줄당기기는 볏짚으로 만든 100m에 달하는 줄을 잡고 하는 대규모 전통 줄다리기로 경북 무형문화유산 제38호다. 연합뉴스

정월대보름을 엿새 앞둔 지난 6일 경북 청도군 청도천 둔치에서 도주줄당기기전승보존회 관계자들이 도주 줄당기기에 쓰일 종줄을 만들고 있다. 도주줄당기기는 볏짚으로 만든 100m에 달하는 줄을 잡고 하는 대규모 전통 줄다리기로 경북 무형문화유산 제38호다. 연합뉴스

이밖에 행사에는 트로트 명창 신승태의 축하공연과 소원문 쓰기 등 다양한 행사가 예정돼 있다. 특히 올해는 달집을 태운 후 DJ가 진행하는 야간 음악 파티가 추가돼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화합의 축제가 될 것으로 청도군은 기대하고 있다.

김동기 청도군 부군수는 “이번 정월대보름 민속한마당 행사는 전국 최대 규모의 달집태우기 행사뿐만 아니라 격년마다 열리는 도주줄당기기 행사가 함께 개최되는 만큼 한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모든 방문객이 안전하고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