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이시바·압둘라·모디…트럼프, 중동·쿼드 정상부터 챙긴다

지난 7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시바 총리의 손을 잡으며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7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시바 총리의 손을 잡으며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동과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 협의체). 취임 3주가 지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외교 키워드다. 지난주 이스라엘과 일본 정상을 시작으로 백악관 정상회담을 개시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엔 요르단과 인도 정상을 차례대로 만난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이해 당사자인 이스라엘·요르단, 쿼드 회원국인 일본·인도 정상을 회담 상대로 고른 것을 두고 미국의 외교 우선순위를 짐작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취임 후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초청한 해외 정상은 지난 4일(현지시간) 만난 배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다. 7일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를 두번째로 만났다. 오는 11일엔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13일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 같은 일정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의중이 반영돼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가 우선적으로 관심을 갖는 곳이 중동과 인도·태평양 지역이란 얘기다.

지난 4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배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4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배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가장 목소리를 높이는 곳 중 하나가 가자지구다.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가자 주민을 제3의 지역으로 이주시킨 뒤 미국 관리하에 가자지구를 장기간 개발하겠다는 발언으로 국제사회를 놀라게 했다. 중동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강한 반발에도 ‘가자 인수’를 통한 자신의 중동 평화 구상을 밀어붙이겠다는 생각은 좀체 바뀌지 않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 뒤 일주일 만에 압둘라 국왕과 만나는 것도 이를 위해서다. 요르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가자 주민의 주요 이주지 중 하나다. 실제로 그는 9일 미국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이 열리는 뉴올리언스로 이동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가자지구 재건에)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중동의 매우 부유한 국가들이 자금을 지원하기를 바란다”며 “이집트와 요르단의 협력도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이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18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이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요르단 국민은 ‘현재도 팔레스타인 난민 200여만 명을 수용하고 있는데, 가자 주민까지 유입되면 나라가 불안정해질 거’라 반발하고 있다”며 “11일 회담에서 압둘라 국왕은 이런 입장을 밝히겠지만 트럼프는 요르단에 매년 지원한 15억 달러(약 2조1800억원)의 원조를 지렛대 삼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본·인도 정상과의 만남도 ‘중국 견제’를 위한 구심점으로 두 국가가 속한 쿼드를 띄우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식에 쿼드 회원국인 일본과 호주, 인도 외교장관을 초대했다. 다음날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포함한 쿼드 외교장관 회의가 열렸다. 루비오 장관의 첫 장관 데뷔 무대였다.

지난 2020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2020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이시바 총리와의 공동성명에서도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태 실현을 위한 협력”의 일환으로 쿼드를 통한 협력 증진을 적시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인태 전역에서 ‘힘을 통한 평화’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와의 13일 정상회담에서도 쿼드 동맹 차원에서 양국 간 국방 협력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모디 총리와 통화에서 “인도가 미국산 보안 장비 수입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쿼드 등 아시아 동맹국은 의심할 여지 없이 유럽과 북미 동맹국보다 트럼프 취임 첫 달 (트럼프에) 더 환영받았다”며 “중국과의 전략적 균형에 대한 우려 등을 감안할 때 트럼프 행정부는 인태 전략에서 쿼드의 역할에 상당한 잠재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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