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재학생들이 지난해부터 불거진 공학 전환 관련해 학교 측의 고소 조치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9일 동덕여대 재학생연합은 종로구 동덕빌딩 인근에 모여 ‘동덕여대 재단 규탄 집회’를 열고 “대자보를 훼손하고 무고한 학생을 고소 조치한 학교를 규탄하고 학내 민주주의 정신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오후 4시 기준으로 학생 측 추산 700명, 경찰 비공식 추산 1000명이 집결했다.
이들은 ‘민주동덕에 봄은 오는가’가 적힌 보라색 조끼를 입고 ‘총장직선제 실현하라’가 적힌 수건을 머리에 두른 채 “학생 시위 정당하다” “학생들을 고소하는 대학본부 규탄한다” 구호를 외쳤다.
칼바람이 부는 추위 속에 학생들은 은박 담요를 두르거나 핫팩을 나눠 들고 구호를 외쳤다. 교화인 목화가 그려진 포스터를 들기도 했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인 박수빈씨는 연단에 올라 “학교는 오랜 기간 자치 활동을 방해하고 학과 통폐합도 일방적으로 자행했고 이제는 형사 고소까지 했다”며 “학생을 이렇게 대하는 게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학생은 “사학비리를 척결하고 총장 직선제를 이뤄내 학생들의 목소리를 민주적으로 수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8일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은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투쟁에 나섰다. 이후 동덕여대 대학 본부는 같은 달 29일 공동재물손괴 등 혐의로 점거 농성에 참여한 동덕여대 학생 21명을 고소했다.
한편 집회와 별도로 150명이 넘는 재학생들이 학교 측에 항의 표시로 휴학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 비대위 측은 아직 휴학 신청 기간이 남아 있어 실제 휴학생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