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진심입니까" 與항의에, 이재명 "품격 좀 지키시라니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국회 교섭 단체 대표 연설의 또다른 화두는 “노동 시간 유연화”였다. 이 대표가 이를 언급되자 국민의힘에선 항의가 터져나왔다. 이 대표는 해당 의원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대응했다    

이 대표는 이날 “(AI로 상징되는 첨단 기술 시대는) 생산성이 높아지는 대신 노동의 역할과 몫의 축소는 필연”이라며 “주 4.5일제를 거쳐 주 4일 근무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노동 시간 단축 대비를 위해 “정년 연장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이 대목에서 ‘노동 시간 유연화’가 나왔다. “특별한 필요 때문에 불가피하게 특정 역량의 노동 시간을 유연화하더라도 그것이 총 노동 시간 연장이나 노동 대가 회피 수단이 되면 안 된다”면서다. 그러자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이 “그거 진심입니까”라고 큰소리로 항의했다. 이에 이 대표는 우 의원을 향해 “우재준 의원님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품격을 좀 지키시라니까…”라고 했다. 야당에서는 폭소가, 여당에선 “원고 빨리 읽으세요 그냥!”이란 얘기가 나왔다.    

 
‘노동 시간 유연화’에 여당이 민감하게 반응한 건 민주당이 반도체 특별법상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빼기로 방침을 정해서다. 당초 정부ㆍ여당은 주 52시간 특례조항이 포함된 반도체 특별법의 2월 국회 처리를 요구했고, 이 대표 역시 지난달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과감하게 전향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해 여당과의 전격적인 합의가 점쳐졌다. 하지만 당내 거센 반발에 이어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지난 6일 “기업이 마음대로 노동자들 노동시킬 수 있도록 해달라는 얘기”라고 하는 등 민주당은 반도체법에서 주 52시간 예외 적용을 사실상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주 52시간도 탄력적으로 적용하지 못하면서 노동 시간 유연화를 꺼내는 게 여당으로선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