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 후계자 아니다”는 트럼프의 속내는…美민주 "트럼프 불법 제보하세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권 2인자인 JD 밴스 미 부통령을 "후계자로 여기냐"는 질문에 "아니다"고 답해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그의 이번 발언은 미 헌법상 대통령이 3선 이상 재임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트럼프의 후계자'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야기를 하는 동안 JD 밴스 부통령(오른쪽)이 옆에 앉아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야기를 하는 동안 JD 밴스 부통령(오른쪽)이 옆에 앉아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공개된 폭스뉴스 진행자 브렛 바이어와의 인터뷰에서 "밴스 부통령을 2028년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당신의 후계자로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는 밴스에 대해 "매우 유능하다"고 하면서도 "(당내) 유능한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고 그것(밴스 후계자 지명)은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올해 40세인 밴스는 오하이오주 '흙수저' 출신의 자수성가한 입지전적 인물로, 차기 유력 대선 후보로 꼽혀왔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번 발언을 두고 미 정가에선 "트럼프가 다른 후계자도 생각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장 진행자 바이어는 "트럼프의 이 답변이 '충격적'이었다"며 인터뷰 소감을 전했다. 그는 "중간선거가 끝나면 2028년 대선 주자가 거론되기 시작할 것이고 밴스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높았다"며 "하지만 대통령은 아직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으며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공화당 내부에선 트럼프의 발언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밴스를 지지하지 않는다"거나 "트럼프는 밴스가 부통령으로서 향후 어떤 성과를 낼지 더 두고 보려 하는 것"이라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트럼프의 재선 성공에 큰 공을 세운 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도 공화당원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 잠재적 대권 주자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반면 이번 발언의 배경을 놓고 트럼프가 취임 초반에 후계자를 거론하는 건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은 "트럼프 자신이 더는 연임을 못 한다는 사실이 부각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짚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 흙수저 출신으로 부통령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AP=연합뉴스

JD 밴스 미국 부통령. 흙수저 출신으로 부통령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AP=연합뉴스

 
트럼프가 법적으로 불가능한 자신의 3선 출마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 역시 이런 이유에서라는 분석이다. 앞서 트럼프는 미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표지에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백악관의 대통령 전용 책상에 앉아있는 합성 사진을 게재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상원 홈페이지에 '내부 고발자들'이란 페이지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연방 공무원들로부터 트럼프 정부의 불법 행위와 권력 남용을 제보받는 용도다.  

슈머 대표는 민주당 상원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정부 내 만연한 불법 행위를 폭로하기 위한 독립적인 청문회도 열겠다"며 "트럼프 정부의 불법에 책임을 묻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 변경 '속도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야당인 민주당은 존재감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자 견제 수위를 높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