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을 시작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13/c082d5fc-1cf6-48b7-badc-d19addef9f1b.jpg)
2018년 7월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을 시작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알리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중동, 에너지, 인공지능(AI), 달러의 힘 등 다양한 주제에 논의했다. 상호 방문을 포함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각자의 팀이 즉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CIA 국장, 마이크 월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협상을 이끌 것이고 했다. 그러면서 “이 협상이 성공할 거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과의 첫 회동 장소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취재진과 만나 푸틴 대통령과의 회동에 대해 “우리는 결국 만날 것”이라며 “사실 그(푸틴)가 이곳에 오고 나는 그곳에 갈 것이며 아마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만나 뭔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만남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 크렘린궁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약 1시간 30분 동안 통화했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우리 두 나라가 함께 일을 할 때가 왔다’는 트럼프 대통령 말에 동의해다”고 전했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 간 통화 사실이 공개된 것은 러시아가 ‘특별군사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과 통화한 2022년 2월 12일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통화가 공식 확인된 것은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20년 7월 23일 이후 처음이다.
14일 뮌헨회의서 종전 구상 공개 주목
![지난해 9월 27일(현지시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현 대통령)가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13/05e57335-4d67-4d03-a354-81a23b116dd6.jpg)
지난해 9월 27일(현지시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현 대통령)가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도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 그가 말했듯이 해내자”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국을 방문한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과의 논의 내용을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공유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대가로 희토류 등 광물자원을 요구하고 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이번 주내 미국과의 광물협정 체결로 장기적 안전을 보장받는 방안을 희망하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이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하는 뮌헨안보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이 발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뮌헨안보회의 결과가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이 14일 뮌헨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직접 만날 예정이고 대화ㆍ논의 결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 간에는 최근 수감자 교환이 이뤄지는 등 관계 개선의 기류가 뚜렷하다. 마약 혐의로 러시아에 수감 중이던 마크 포겔 전 주러 미국대사관 직원이 전날 석방돼 미국에 도착한 데 이어 미국에 수감 중이던 러시아 가상자산 거래소 BTC-e의 공동 창업자인 알렉산드르 빈니크가 곧 석방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13/04b07c61-5189-440e-8285-bb21d591405c.jpg)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美국방, 우크라에 “허황된 목표 버려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유럽과 우크라이나에 “허황된 목표를 버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주권적이며 번영하는 우크라이나를 원하지만 우크라이나 국경을 2014년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비현실적인 목표임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2014년 3월 무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병합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두고는 미국이 추진하려는 우크라이나 전쟁 협상의 현실적 결과물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관련해 “실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2014년 이전으로 돌리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헤그세스 장관 발언에 대해서는 “확실히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도 “일부는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이는 러시아가 제시한 종전 조건에 크게 기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전쟁 종식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 ▶러시아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4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철수 등을 제시한 바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사실상 유일한 안전보장책으로 보는 나토 가입과 자국 영토 양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