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약국에서 보조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이 약을 자신의 가방에 넣는 모습. 사진 JTBC ‘사건반장’ 캡처](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15/b850265c-1e2f-4ead-a94b-33cc7d0500ff.jpg)
서울 강남의 한 약국에서 보조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이 약을 자신의 가방에 넣는 모습. 사진 JTBC ‘사건반장’ 캡처
지난 13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는 지난해 보조 직원 B씨를 채용했다.
약국 업무 경력자였던 B씨는 재고 관리와 계산 등을 잘하고 근면 성실해 A씨가 믿는 직원이었다. A씨는 새로운 약사를 뽑을 때도 B씨 의견에 따를 정도로 B씨를 신뢰했다고 한다. 그러다 한 손님이 B씨와 실랑이를 벌여 약국 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다가 B씨의 실체를 뒤늦게 알게 됐다.
A씨는 “B씨가 일을 잘해서 믿고 있었는데 뒤늦게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A씨는 “오전 9시 출근인데 B씨가 항상 20분 정도 일찍 왔다”면서 “일찍 와서 문 열 준비를 한 게 아니라 불 꺼진 약국을 돌면서 가방에 약을 마구 주워 담았다”고 했다.
B씨는 매일 약국 불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 물건들을 훔치며 의사 처방 없이는 구매할 수 없는 전문의약품까지 무단으로 훔쳤고 비타민·멜라토닌과 같은 고가영양제도 챙겼다. 그의 범행은 약국 내 CCTV에 모두 촬영됐다.
A씨는 “조제실에 보관하는 전문 의약품까지 자기 가방에 담았더라”라며 “너무 충격받아서 과거 영상을 확인했더니 B씨가 근무했던 모든 날에 (약을) 훔쳐 갔더라”고 토로했다.
B씨가 근무하는 8개월간 절도 사실을 몰랐던 A씨는 “B씨가 마치 약이 꽉 차 있는 것처럼 티 나지 않게 재고 정리를 해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잠복하고 있다가 B씨의 범행 순간을 잡아냈다는 A씨는 “현장 발각되자 ‘나중에 결제하려 했다’고 변명하더라”고 전했다.
A씨는 “지금까지 명확하게 확인된 피해액만 200만원 이상”이라며 “과거부터 이런 범행을 계속해왔으니 전체 피해액은 5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A씨는 B씨를 해고했고 B씨는 사과 메일을 보내왔다. B씨는 “양극성 장애가 있어 (절도) 충동을 이기기 어려웠다”며 진단서도 첨부해 보냈다. 그러나 A씨는 B씨의 범행이 계획적이라고 보고 B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A씨는 “아침에 와서 불 꺼놓고 훔치는 루틴이 어떻게 충동적이냐”며 “매일 일정한 시간에 (범행을) 하고 딱 불 켜는 순간 모든 절도 행위가 멈춰졌는데 의도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