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대 마약사범 649명, 절반 뚝…7년 만 증가세 꺾였다

 

노만석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NDFC에서 열린 제5차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노만석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NDFC에서 열린 제5차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마약류 압수량은 늘었지만 마약사범 숫자는 전년 대비 1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출범 이후 집중 단속 강화의 효과로 보인다.

17일 대검찰청·경찰청·해경청 등으로 구성된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는 대검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에서 제5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성과를 밝혔다.

10대 마약사범 56.1% 감소…7년 만에 증가세 꺾였다

마약범죄 특수본에 따르면 지난해 단속된 전체 마약 사범 수는 2만 3022명으로 2023년 대비 16.6%가 줄었다. 마약사범 수는 2015년 처음 1만 명을 넘은 뒤, 2023년 2만 7611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국제연합(UN)은 ‘마약 청정국’ 기준을 인구 10만명당 마약류 사범 20명 미만으로 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 1만 명이 그 기준인 셈이다.

특히 최근 사회 문제로 부각된 10대 마약사범 수가 지난해 649명이 단속돼 전년 대비 56.1%가 줄었다. 이태순 대검찰청 마약과장은 “10대 마약 사범은 특수본이 가장 공들인 분야로, 이번 수치는 범정부 단속 노력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10대 마약사범 수는 2018년부터 6년 연속 증가세였고, 2023년엔 1477명이 단속되며 전년(481명) 대비 3배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밀수입사범(1126명), 밀매사범(6593명) 그리고 투약사범(9528명) 등도 각각 전년 대비 8.8%, 16.6%, 12.6%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마약류 압수량은 1173kg으로 전년(998kg) 대비 17.6% 증가했다. 노만석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은 “마약 압수량은 늘고 마약사범이 줄어든 건 마약에 대한 범정부적인 대응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단속된 마약사범의 수가 2만 3022명으로 전년 대비 16.6% 감소했다.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제공

지난해 단속된 마약사범의 수가 2만 3022명으로 전년 대비 16.6% 감소했다.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제공

다만 지난해 국내에서 적발된 외국인 마약사범의 수는 3232명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특히 단순 투약뿐만 아니라 외국인 제조기술자가 밀반입한 마약류 원료를 이용해 마약을 제조하는 사례도 적발되기도 했다.

이태순 마약과장은 “외국인 마약사범의 수는 10년 이상 증가하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증가하면서 자연히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농가 지역을 중심으로 유통이나 집단 투약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최근 이들의 소비를 위해 외국인들이 직접 마약을 밀반입하거나 제조하는 사건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전국 시도별 검경 등으로 구성된 수사실무 협의체를 통해 외국인 마약사범 및 우범시설을 집중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약류 원료 감시 강화...의료용 불법 마약도 적극 단속 

 

노만석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NDFC에서 열린 제5차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노만석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NDFC에서 열린 제5차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특수본은 올해엔 세관 단계에서의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검찰은 마약범죄 전력 정보를 토대로 ‘마약밀수 고위험자 자료’를 만들어 관세청에 제공하기로 했다. 또 최근 외국인들의 마약제조 사례가 발생한 만큼 마약류 원료에 대한 감시 및 단속 체계를 공고히 한다.

국내에선 마약이 주로 SNS에서 비대면으로 거래되고 동남아 등에서 밀반입되는 구조인 만큼, 이에 맞춘 단속도 강화한다. 대검은 동남아 등 마약발송국 현지에 수사관을 파견해 현지 공조수사를 통해 국내 마약류 유입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또 특수본은 텔레그램이나 다크웹 등 마약 거래 모니터링을 위해 각 기관의 온라인 마약 유통범죄 정보를 상호 공유하고, AI 기술 등 최첨단 장비를 수사현장에 도입한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의료용 마약류 불법유통 단속에도 적극 나선다. 이달부터 ‘프로포폴 셀프처방 의사’ 형사처벌 규정이 도입된 만큼 식약처, 검찰, 경찰 등이 합동하여 단속과 수사활동을 전개한다.  

특수본은 “국내 마약수사 컨트롤 타워로서 마약범죄 단속을 위해 각 기관의 수사와 행정 역량을 총동원하여, 마약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안전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