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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19일 오전 공군사천기지에서 KF-21 첫 시험비행에 앞서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있다. 사진 공군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19일 경남 사천기지에서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시험비행조종사 외의 KF-21 탑승은 이 총장이 처음이었다.
이 총장은 이날 시험비행조종사 우홍균 소령과 함께 KF-21에 탑승, 남해안 약 4500m 상공에서 1000Km/h 이상의 속력으로 비행하며 KF-21의 안정적인 공중작전 수행능력을 점검했다.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KF-16과 함께 비행하며, 타 기종과의 전술 운용 능력도 검증했다. 또한, KF-21에 장착된 국산 능동위상배열(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다의 성능도 확인했다. AESA 레이다는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하고 한화시스템이 생산하고 있다.
이 총장은 F-5, F-16, F-15K 등 공군의 주력 기종들을 조종, 2800시간 이상 비행한 베테랑 조종사다. F-15K 도입요원으로 2005년 국내 첫 인도분 두 대 중 한 대에 탑승해 미 본토에서 성남기지까지 비행했던 전력도 있다. 이 총장은 F-15K 1세대 조종사이자, F-35A 첫 비행단장으로서 F-15K와 F-35A의 전력화에도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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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탑승한 KF-21이 19일 오전 사천기지 인근 상공에서 KF-16과 함께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 공군
KF-21은 한국이 개발 중인 4.5세대 초음속 전투기다. 지난 2022년 7월 19일 최초비행에 성공했다. 2023년 5월 15일 잠정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고, 2024년 6월 25일 최초양산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1월 28일에는 무사고 1000 소티(비행 출격 횟수) 비행을 달성했다. 앞으로 계획된 약 1000 소티의 시험비행을 마친 후 2026년부터 일선 전투비행단에 배치될 예정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한국은 미국, 러시아, 유럽 등에 이어 초음속 전투기 독자 개발 국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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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탑승한 KF-21이 19일 오전 사천기지 인근 상공에서 KF-16과 함께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 공군
시험비행을 마친 이 총장은 “2005년 미 공군에서 비행훈련을 받을 때, F-15 시리즈 같은 명품 전투기를 생산하는 국가에 대한 감탄과 부러움이 있었다”며 “오늘 대한민국이 만든 전투기의 탁월한 성능을 공중에서 점검해보니 20년 만에 우리가 바로 그런 대단한 나라가 됐다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륙하자마자 가까운 항적부터 먼 공역에 있는 항적까지 동시에 표시·추적되는 조종석 화면을 통해 AESA 레이다의 정확성과 전장상황 파악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 직간접적으로 체험했던 레이다들과는 차원이 다른 성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파워와 기동은 물론 항전장비, 무장 능력에 있어 세계 탑클래스 전 투기와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KF-21은 K-방산의 가치를 한층 끌어올릴 명품 전투기로 이름 날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