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폭스뉴스 진행자 숀 해거티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자신의 자켓을 열어보이며 머스크 CEO는 자신의 역할을 ‘트럼프 대통령의 기술지원’이라고 밝혔다. 사진 엑스
트럼프는 “머스크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며 “그보다 더 똑똑한 사람을 찾고 싶었지만,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머스크를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 “좋은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머스크도 “대통령이 좋다”며 “트럼프는 좋은 사람”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언론에서 너무 부당하게 공격받고 있다”며 “트럼프가 단 한 번이라도 비열하거나 잔인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과거 민주당 지지자였던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지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원래 지지할 생각이었지만, (암살 시도) 사건이 결정을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등 반트럼프 진영에 대해선 ‘트럼프 발작 증후군’을 언급하며 “비이성적”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발작 증후군은 반대 진영이 트럼프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발작적 수준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뜻의 비하 표현이다. 주로 친트럼프 진영에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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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의 최신호(2월 24일자)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백악관의 대통령 전용책상에 앉은 것으로 묘사됐다. 사진 타임지
이들의 화기애애한 모습은 머스크의 ‘월권’ 논란에 따른 대응으로 해석된다. 최근 타임지에선 백악관 집무실 ‘결단의 책상’에 앉은 머스크를 표지사진(합성사진)을 실었고, 일부 외신에서 ‘머스크 대통령’이라고 언급하며 월권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트럼프는 ‘기성 언론의 이간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 머스크가 내게 전화를 걸어서 ‘그들이 우리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시도하는 겁니다’라고 말했고, 나는 ‘절대 안 돼’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체 MSNBC, AP, PBS, CBS 등을 “끔찍한 사람들”이라고 말한 뒤 “잘못된 정보를 퍼뜨린다”고 주장했다. 최근 AP는 미국 남부 수역을 ‘멕시코만’이 아닌 ‘미국만’ 명칭으로 사용하는 데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트럼프의 기자회견이나 백악관 출입에서 종종 배제됐다.
또 미국 정부의 예산 비용 절감을 위해 구조조정을 언급해온 머스크에 이어 트럼프도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DOGE의 ‘월권’ 논란이 일어난 데 대해선 트럼프는 “그(머스크)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아주 똑똑하고 조국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이라고 일축했다.
실제 민주당 소속 법무장관들은 트럼프가 의회 승인 없이 DOGE를 설립하고 머스크에게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했다는 이유로 DOGE의 권한을 중지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날 연방법원 DOGE의 법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타당하지만, 긴급 중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이를 기각했다. 법원 판결 이후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머스크는 “백악관의 특임 공무원”일 뿐이라고 재차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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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에 트럼프는 “이해충돌이 생긴다면 당신(머스크)은 (업무에) 관여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나는 그런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머스크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도 “트럼프에게 따로 부탁한 일도 없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스스로 물러날 것”이라며 트럼프에 동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