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준호 감독이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배우 고(故) 이선균씨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봉 감독은 지난 18일 방송된 MBC 교양프로그램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진행자인 손석희 전 JTBC 총괄사장이 "'기생충'에서 함께 했던 이씨가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해서 아직도 안타깝게 여기는 분들이 많다"며 "이유를 막론하고 그 과정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하는 의견들을 많이 가지고 계시는데 그 사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셨나"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봉 감독은 크게 한숨을 내신 뒤 "같이 일을 했던 분이고, 여러 가지 기억이 교차한다"며 "누가 뭐라고 해도 좋은 사람, 좋은 배우였다"고 말했다.
이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2023년 12월 27일 숨진 채 발견됐다. 봉 감독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은 이듬해 1월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당시 봉 감독은 기자회견에 나서 "이씨가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기까지 2개월여에 걸친 기간 동안 경찰의 수사 보안에 과연 한치의 문제도 없었는지 관계자들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이날 방송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로서 당연히 해야했던 마땅한 상황이었다"며 "동시에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러한 불행한 상황이 오기 전에 더 일찍 해야 했는데, 왜 더 빨리 하지 못했을까라는 자책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영화 '기생충'(2019)에서 이씨와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작품상 수상 등 영광의 순간을 함께 누렸다. 봉 감독은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연출한 신작 '미키 17'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