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나오미 애키(왼쪽부터)와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이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미키17'(감독 봉준호)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20일 서울 강남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할리우드 SF ‘미키 17’(28일 개봉) 내한 간담회에서 봉준호(56) 감독이 한 말이다. 마블 히어로 헐크로 출연한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이후 10년 만에 두 번째 내한한 러팔로를 비롯해 주인공 미키(로버트 패틴슨)의 여자친구 나샤 역의 영국 배우 나오미 애키(33), 미키의 친구 티모 역할로 ‘옥자’(2017)에 이어 봉 감독과 재회한 재미교포 배우 스티븐 연(42)이 이날 함께 참석했다.
러팔로 "영화 속 장면 현실로…소름끼쳐"

20일 영화 '미키17' 내한 간담회에서 배우 마크 러팔로는 '봉테일(봉준호+디테일)'에도 감탄을 표했다. “미국 영화에선 스토리보드를 본 적이 없는데, ‘미키 17’에서 봉 감독이 직접 꼼꼼하게 그린 스토리보드를 통해 연기 힌트도 얻었다”고 그는 돌아봤다. 연합뉴스
봉준호 "국민은 이미 비상계엄 극복…법적·형식적 절차만 남아"

지난해 말 비상계엄 후 영화인들과 함께 대통령의 탄핵 지지 성명에 동참한 봉준호 감독은 20일 '미키 17' 내한 간담회에서도 계엄령 사태에 대해 "남은 건 법적, 형식적 절차"란 입장을 견지했다. 연합뉴스
촬영 내내 한‧미 정치 역사에 대해 많은 얘길 나눠설까.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당시 러팔로는 봉 감독에게 “괜찮나. 안전하게 잘 있느냐”는 e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봉 감독은 “걱정 말라고 답장은 했는데, 해외 동료들과 블랙핑크 로제 노래가 이번 주 차트 몇 위다, 이런 얘길 하다 갑자기 계엄령이 터져 생경스러웠다”고 돌아봤다. 봉 감독은 또 “다행인 점은 오늘 기자회견처럼 음악도, 영화도, 우리 일상이 거침없이 계속되고 있다. 어제 ‘미키 17’ 시사회에도 많은 관객이 찾아주셨다. 계엄을 이미 극복한 시민들, 국민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이라며 “(계엄은) 이미 극복됐다고 생각한다. 남은 것은 법적‧형식적 절차”라고 강조했다.
스티븐 연 "세상 보는 봉준호 눈빛 아름다워"

재미교포 배우 스티븐 연은 '미키 17'에서 주인공 미키(로버트 패틴슨)의 보육원 친구이자, 미워하기 힘든 사기꾼 티모 역할로 봉준호 감독과 재회했다. 사진은 20일 '미키 17' 내한 간담회에서 발언 중인 모습이다. 연합뉴스
이번이 첫 내한인 나오미 애키는 결국 ‘미키 17’은 “영웅이 아니라, 무엇을 이룰지 생각하지 않고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일을 해내는 이야기”라고, 스티븐 연은 “세상을 바라보는 봉 감독의 눈빛이 아름답다”고 돌아봤다. 러팔로는 “미국에서 특히 그랬는데, 국가의 폭력이 극단적으로 다가올 때 여러 사람이 모여 만들어낸 비폭력 운동들이 큰 변화를 만들어냈다”면서 “그런 힘의 근원에는 서로를 향한 존중과 사랑이 있다.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결국 폭력은 와해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왼쪽부터)과 배우 나오미 애키,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 최두호 프로듀서가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미키17'(감독 봉준호)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