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트라이앵글' 투자사기 총책 라오스서 검거…총 피해액 376억

대구경찰청.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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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원대 온라인 투자사기를 벌인 범죄조직의 미검거 총책이 국제공조로 붙잡혔다.

이 조직은 치안이 불안한 미얀마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 등에 근거지를 마련한 뒤 취업을 미끼로 모집한 한국인 상담원들을 불법감금 하면서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검거된 총책은 도주 기간에도 계속해서 한국인 등을 상대로 100억원이 넘는 사기 범죄를 저질러 그가 연루된 범죄 피해액만 37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찰청은 지난달 라오스 와타이 국제공항에서 캄보디아로 출국하려던 30대 A씨를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미얀마와 라오스, 태국이 만나는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에서 활동하다가 지난해 5월 대구 경찰에 검거된 해외 투자사기 조직의 총책 2명 가운데 1명이다.

당시 다른 총책 B씨를 포함해 조직원 37명 중 19명이 경찰에 검거됐으며, 이들은 투자리딩사기 범죄를 통해 피해자 342명에게 273억원 상당을 가로챈 것으로 나타났다.

또 취업을 미끼로 모집한 한국인 상담원들을 불법 감금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당시 도주한 A씨 등 나머지 조직원들을 검거하기 위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 조치를 요청했으며, 지금껏 행방을 쫓아왔다.

조사 결과 A씨는 도주 기간에도 다른 조직원 37명과 해외에서 피해자 122명에게 103억원 규모의 또 다른 투자리딩사기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을 범죄단체조직과 사기 혐의로 검거하고 이 중 5명을 구속했다.

총책 A씨 등은 관리팀, 모집책, 해외 상담원, 국내 텔레마케팅 사무실 등으로 조직을 구성해 치밀하게 범행했다.

이 가운데 모집책은 고수익을 미끼로 해외 취업을 시켜주겠다고 접근해 관심을 보이는 사람에게 비행기 표를 구매해 주며 해외로 유인하는 역할을 맡았다.

국내 텔레마케팅 운영자들은 광고 대행사를 가장해 알 수 없는 경로로 구입한 개인정보를 활용, 피해자들을 무작위로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상담원들은 유명 투자전문가의 매니저를 사칭하며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특정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하고, 이 과정에서 대포계좌를 이용한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로 수익을 낸 것처럼 바람을 잡아 피해자들을 현혹하는 수법을 썼다.

이들은 투자 관련 방송이나 이벤트를 통해 현금으로 인출 가능한 포인트를 지급하거나, 앱에서 투자하면 수익이 난 것처럼 포인트를 조작해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후 비상장 가상자산을 매수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이후 피해자들이 환급을 요구하면 수수료를 내야 돈을 출금할 수 있다며 시간을 끌다가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방식으로 범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이 주도한 범행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은 464명이며 피해금은 376억원에 이른다. 범죄수익금 256억원은 기소 전 추징 보전했다.

한편, 작년 5월 검거된 뒤 영리유인,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강요),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 등 조직원 10여명은 1심에서 징역 8년 등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관련 재판이 추가로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