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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선에 성공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연합뉴스
기호 1번을 배정 받은 정 회장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총 유효투표 수 183표 중 156표(득표율 85.2%)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4년 임기 연장에 성공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기호 2번)가 11표,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기호 3번)이 15표를 각각 받았다. 무효표도 1표가 있었다.
당초 지난달 8일 열릴 예정이던 축구협회장 선거가 50여일 가까이 늦어져 행정 공백 상황이 길었던 만큼, 정 회장은 당선증을 받아든 즉시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임기는 2028년 말까지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HDC)을 이끄는 기업인 출신이자 프로축구 K리그2(2부) 소속 부산아이파크 구단주이기도 하다. 지난 2011년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로 활동하다 2년 뒤 제52대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시 허승표, 김석한, 윤상현 후보와의 경선에서 승리해 축구협회 수장이 됐다. 이후 53대와 54대는 단독 출마해 경선 없이 임기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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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소감을 밝히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당선자. 연합뉴스
축구인들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에게 표가 몰린 것과 관련해 “이른바 ‘대항마’를 자처하며 나선 후보들이 정 회장을 능가하는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원인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K리그 기업형 구단 사령탑을 역임한 A씨는 “신문선 명지대 교수와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정 회장 집권기에 드러난 여러 잘못을 날카롭게 공격하며 공감을 이끌어낸 건 사실”이라면서도 “어떻게 바꿔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답을 제시하지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 교수는 ‘재정 확충’, 허 감독은 ‘원칙 회복’을 각각 핵심 가치로 내세웠지만, 이는 여론을 움직일지언정 축구계 바닥 민심을 자극할 만한 답은 아니었던 것 같다”면서 “축구협회장 선거는 일반 국민이 아니라 축구계 인사들의 투표로 치러진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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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확정 직후 함께 경쟁한 신문선 후보(왼쪽)의 축하 인사를 받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당선자. 연합뉴스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의 관계 개선도 시급하다. 지난해 말 문체부가 실시한 감사 결과 27건의 위법 및 부당한 업무처리가 확인돼 정 회장을 비롯한 협회 고위 간부들이 줄줄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 권고를 받은 상황이다. 축구협회가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이에 대한 집행을 일단 멈춰놓은 상태지만, 문체부는 추후에라도 해당 징계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 회장 역시 해당 상황을 의식해 ‘과감한 개혁을 통한 축구협회 신뢰 회복’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정몽규 선거 캠프 관계자는 “선거 준비 기간 중 회장 당선 이후의 로드맵을 상당부분 완성한 상태”라면서 “주요 공약으로 제시한 ▲축구 행정가 육성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국제 외교력 확대 등은 물론, 문체부와의 관계 개선에 이르기까지 변화 의지를 실천에 옮기기 위한 광폭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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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증을 받아드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당선자.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