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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안성시 세종-포천 고속도로 건설 공사 교량 상판 붕괴 사고 현장에서 26일 국토안전관리원 등 관계자들이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붕괴 사고로 10명의 사상자를 낸 안성 고속도로 현장과 같은 공법을 쓴 고속도로 공사를 중지시켰다. 안전성 검증을 거친 뒤 공사를 재개하도록 할 방침이다. 교량 붕괴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는 관계기관과 함께 사고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과 과실 여부 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고, 경기남부경찰청은 78명 규모의 수사 전담팀을 편성했다.
우선 관심은 이번 사고가 기술적ㆍ구조적 원인인지, 단순 과실 또는 관리 부실인지에 모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은 해당 현장공사 하도급업체는 장헌산업이다. 이 업체가 개발한 ‘DR거더(대들보) 공법’은 2009년 국토부 신기술로 지정돼 그간 많은 교량 공사에 활용됐다. 2020년 신기술 보호기간이 만료돼 다른 업체도 이 공법을 활용한다. 교량 상판에 올리는 거더를 현장에서 특수 장비를 이용해 조립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사에 활용된 공법이 공기를 단축하는 등 경제적으로 우수하지만 사고도 적잖게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이 공법은 거더가 넘어지면 거더를 지지하는 강선이 끊어지며 사고를 키우는 단점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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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DR거더 공법을 활용하고 있는 고속도로 공사현장은 전국에 3곳이다. 국토부는 같은 공법을 적용한 일반국도 건설현장이 어디인지는 파악 중이다. 우선 각 지방 국토관리청에 DR거더 공법을 사용한 공사현장의 공사를 중지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안정성 검증을 거쳐 공사를 재개토록 조치하겠다”는 게 국토부의 입장이다.
다른 문제가 원인일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한 사립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DR거더 공법이 보편적으로 쓰는 공법이고 간혹 사고가 발생하지만, 이번 사고는 영상으로만 보면 흔히 발생하는 케이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법 자체보다는, 다른 요인에 의해 사고가 났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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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세종-포천 고속도로 교각 건설 현장. 연합뉴스
관리적 측면도 살펴야 한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고용노동부) 교수는 “추락한 거더에 충격 또는 진동을 준 것으로 추정되는 장비가 현장에서 시공 순서, 시공 방법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장에서 안전관리계획서와 유해위험방지계획서가 제대로 작성됐는지, 정확히 준수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 교수는 “사고 현장을 조사해 보면 대부분 안전관리계획서를 준수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발주청이자 감리ㆍ감독기관인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하다.
조사ㆍ수사 결과에 따라 중대 재해로 인정되면 하도급업체는 물론 원청업체 대표이사도 관련 법에 따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물을 수 있다. 유죄 판결을 받는 건설사는 시공능력평가에서 공사 실적 10%도 깎인다. 또한 산업보건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질 수도 있다. 이날 현대엔지니어링은 주우정 대표 명의로 두 번째 입장문을 내고 “조속한 현장 수습과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기관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향후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하고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