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충북 청주 충북대 의과대학 캠퍼스가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교육부는 27일 출입기자단에 문자 공지를 통해 ‘2025학년도 의과대학 교육 내실화 방안’ 발표 연기 사실을 알렸다. 교육부 대변인실은 “맞춤형 교육과 안정적 행정·재정적 지원을 내용으로 한 의학교육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의대생 복귀와 학사 정상화를 위한 의료계 및 의학교육계와의 협의와 충분한 소통을 위해 발표가 지연되고 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24·25학번 의대생이 한 학년에 중복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달 내로 학사 안정화 대책과 의대 교육 내실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는 의대 정원 논의에 앞서 교육 파행을 막기 위한 종합 계획을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정부도 불협화음 “어떻게 믿나”

전국 의대 중 정원이 가장 큰 폭으로 증원된 충북대 의대가 정부와 장기간 갈등을 빚으면서 의대생들의 휴학이 2년째 계속되고 있다. 24일 오후 충북 청주 충북대 의과대학 캠퍼스가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학 총장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 수도권의 한 대학 총장은 “정부조차 일관된 입장을 보이지 않는데, 대학이 어떻게 학생들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며 “이미 너무 늦었는데도 정부는 결정을 미루고 있으며, 이제 와서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대학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지방 대학 총장도 “매일 앞이 안 보이는 안갯속에서 길만 헤매다 끝나는 느낌인데, 앞으로 더 그럴 것 같아 걱정”이라며 “정원 증원을 전제로 시설과 교수진을 확충해 왔는데, 이제 와서 ‘동결’로 돌아선다면 단기 정책조차 대학이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늦깍이 신입생 “시간이 아깝다”

26일 충북대학교 의과대학에서 2025년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차분한 분위기 속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신입생을 둔 학부모 B씨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아이는 수업을 듣고 싶지만, 수강 인원이 적으면 폐강돼 자동 휴학해야 한다”며 “3수 끝에 입학했는데, 아이 군 복무와 우리의 은퇴 시기를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하는데 걱정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