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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베르사체의 한 매장. 로이터=연합뉴스
이탈리아 패션 대기업 프라다의 베르사체 인수가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수 금액은 최대 15억 유로(약 2조2813억원)로 추정된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프라다가 베르사체 모회사 카프리홀딩스와 관련 계약에 한 발 더 다가섰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계약이 이달 중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계약 시기나 금액은 바뀔 수 있으며 협상 결렬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프라다와 카프리홀딩스 측은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카프리홀딩스의 전신은 미국 유명 패션 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가 1981년 창업한 마이클 코어스 홀딩스다.
마이클 코어스 홀딩스는 2017년 지미추, 2018년 베르사체를 잇달아 인수한 뒤 카프리홀딩스로 이름을 바꿨다.
당시 베르사체 인수에 들어간 금액은 21억 달러(약 18억5000만 유로, 현재 환율로 약 2조8136억원)였고, 베르사체 글로벌 매장을 크게 늘릴 계획이었다.
이후 카프리홀딩스는 코치 등의 브랜드를 가진 미국 테피스트리 홀딩스와의 합병을 시도했지만, 미국 공정거래당국의 반대로 지난해 최종 무산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카프리홀딩스가 당초 베르사체 매각 대금으로 30억 유로(약 4조5626억원)를 요구한 데다 다른 기업들도 인수 의향을 내비치면서 협상이 늘어진 바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변경 가능성이 있지만, 협상이 '몇주 내'에 타결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프라다의 베르사체 인수가 성공하면, 해외에 팔렸던 이탈리아 유명 브랜드를 다시 사들인다는 의미가 있다. 그동안 구찌·발렌티노 등 이탈리아 브랜드가 외국 기업들에 팔린 것과 다른 흐름이라는 것이다.
이탈리아 명품 패션업계 1위인 프라다는 이번 계약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루이뷔통·크리스챤 디올·펜디 등을 보유한 세계 최대 명품 업체인 프랑스의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 구찌를 소유한 프랑스의 케링 등과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