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최경주 내세우더니…던롭 갑질, 19억 과징금 폭탄

던롭의 주요 골프 클럽.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던롭의 주요 골프 클럽.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대리점이 특정 가격 이하로 자사 제품을 할인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골프채 수입업체가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게 됐다. 이 업체는 고객으로 가장해 대리점을 감시하고, 저렴하게 팔면 물품 공급을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던롭스포츠코리아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8억6500만원을 부과한다고 3일 밝혔다.

일본산 인기 브랜드인 '젝시오'와 '스릭슨' 골프채를 수입·유통하는 던롭은 2020∼2023년 대리점에 재판매 가격 유지와 구속 조건부 거래를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이 시기엔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골프 입문자가 크게 늘었다.  

당시 던롭은 자사의 골프채 온·오프라인 최저 판매가격을 설정한 뒤, 이를 어긴 대리점은 인기 골프채를 포함한 제품 공급 중단·회수, 금전 지원 삭감, 거래 종료 등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박인비 선수가 광고모델로 등장한 '젝시오'는 특히 여성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인기가 많다. '스릭슨'은 최경주 선수와 용품 후원 계약을 맺은 브랜드다. 최경주는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울 때 스릭슨 클럽을 사용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던롭은 연간 7∼9차례에 걸쳐 조사원들을 고객으로 가장해 매장에 방문하게 하거나, 매일 인터넷을 통해 가격을 확인하는 수법으로 감시해 적발된 대리점에 실제로 불이익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던롭은 대리점이 비대리점에 골프채를 재판매(도도매)하는 행위도 공급 중단을 무기로 압박하다가 적발됐다.

거래관계가 없는 비대리점이 도도매로 확보한 자사의 골프채를 싸게 판다고 하더라도 제한할 수 없기 때문에, 아예 도도매 자체를 금지하고 이를 감시해 불이익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