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조민""尹탄핵 안돼" 부산교육감 재선거에 이런 구호

다음 달 2일 치러질 부산시 교육감 재선거 예비후보들.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전영근 전 부산시교육청 교육국장, 박종필 전 부산시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 김석준 전 부산시 교육감, 최윤홍 전 부산시 부교육감, 정승윤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황욱 전 김해여자고등학교 교장, 박수종 전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회장. 사진 부산시선관위

다음 달 2일 치러질 부산시 교육감 재선거 예비후보들.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전영근 전 부산시교육청 교육국장, 박종필 전 부산시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 김석준 전 부산시 교육감, 최윤홍 전 부산시 부교육감, 정승윤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황욱 전 김해여자고등학교 교장, 박수종 전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회장. 사진 부산시선관위

부산시 교육감을 새로 뽑는 선거에 여러 명의 후보가 난립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ㆍ진보 진영 모두 일찌감치 단일화에 공을 들였지만, 논의가 깨지거나 일부 후보만 단일화에 참여했다. 존재감을 높이려는 일부 후보가 정치색을 드러내면서 교육감 선거마저 정책 대신 ‘진영 대결’로 흐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예비후보 8명 중 2명 진보, 5명 보수 분류  

3일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부산시 교육감 재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는 8명이다. 등록 순서대로 전영근 전 부산시교육청 교육국장, 박종필 전 부산시교원단체 총연합회 회장,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 김석준 전 부산시 교육감, 박수종 전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회장, 황욱 전 김해여자고등학교 교장, 정승윤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최윤홍 전 부산시 교육감 권한대행(부교육감) 등이다.

이들 가운데 차정인ㆍ김석준 예비후보는 진보 계열로, 전영근ㆍ박종필ㆍ박수종ㆍ정승윤ㆍ최윤홍 예비후보는 보수 계열로 각각 분류된다. 황욱 예비후보는 “보수나 진보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표방한다.

진보는 무산, 보수는 일부만… 반쪽 단일화  

양 진영에선 일찌감치 단일화 추진을 위한 기구가 가동됐지만 진통이 컸다. 부산민주진보교육감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차정인ㆍ김석준 예비후보 사이 단일화 논의는 중단돼있다. 차 예비후보는 단일화 절차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김 예비후보 측은 선거인단 구성 등 단일화 절차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응하지 않았다. 추진위 관계자는 “논의가 멈춰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후보 2명이 모두 출마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산시교육청 전경. 사진 연합뉴스

부산시교육청 전경. 사진 연합뉴스

 
보수 진영에서는 중도ㆍ보수 교육감 단일화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가 전영근ㆍ박종필ㆍ박수종ㆍ정승윤 등 4명의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단일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통추위는 4일 이들 후보의 정책발표회를 거친 뒤 이틀간 여론조사를 치러 오는 9일까지는 단일 후보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들 중 일부가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단일화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최윤홍 예비후보가 출마하면 보수 진영에서도 최소 2명 이상이 다자 구도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조민에 미안” “탄핵 안 돼” 정치색 표출도

예년의 교육감 선거와 달리 이번 부산시 교육감 재선거에선 일부 후보가 스스럼없이 정치색을 드러내는 모습도 눈에 띈다. 차정인 예비후보는 부산대 총장으로 재직하던 2021년 당시 조민씨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와 관련,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총장이 학생(조민)을 지키지 못한 사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선 캠프 출신인 정승윤 예비후보는 보수 성향 유튜브 등에 출연해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 결론을 내도 받아들일 국민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박종필ㆍ전영근 예비후보는 지난달 부산역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내빈 등의 자격으로 참석한 사실을 SNS 등을 통해 알렸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색을 드러냈던 후보가 교육감으로 당선되면 교육청을 비롯한 일선 교육 현장의 공무원들은 이를 의식하고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정치 진영에 따라 패가 갈리면 학생 교육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에 입장해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뉴스1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에 입장해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뉴스1

한편 이번 부산시 교육감 재선거는 지난해 12월 하윤수 전 교육감의 당선 무효형이 확정되면서 치러진다. 투표일은 다음 달 2일이다. 다만 오는 12일 이전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이뤄지고, 그 결과 대선이 열릴 경우 부산시 교육감 재선거는 대선과 함께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