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시즌 시범경기 직전 손가락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한 마이애미 한국인 투수 고우석. AP=연합뉴스
미국메이저리그야구(MLB) 마이애미 말린스 구단은 4일 “한국인 투수 고우석을 포함해 6명의 선수를 마이너리그 캠프로 내려보냈다”고 발표했다. 현재 마이너리거 신분인 고우석은 마이애미 빅리그 스프링캠프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합류했지만, 지난달 21일 섀도 피칭 도중 오른손 검지를 다쳐 훈련을 중단했다.
정밀 검진 결과 골절 진단을 받은 그는 시범경기 출전 기회도 잡지 못 했다. 고우석은 당분간 마이너리그 캠프에 머물며 회복에 전념한 뒤 정규시즌 개막 이후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을 노릴 예정이다.
두 번째 시즌에 접어든 올해는 고우석에게 빅리그 진입에 도전할 마지막 기회로 여겨진다. 때문에 선수 자신도 절치부심하며 경쟁력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절친이자 매형인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집에서 함께 지내며 몸을 만들었고,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일찌감치 구속을 시속 95마일(153㎞) 안팎까지 끌어올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시범경기 돌입 직전 부상과 함께 또 한 번 ‘일단 멈춤’을 선언했다.
KBO리그 LG 트윈스의 주전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고우석은 지난 2023년 LG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탠 직후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기간 2+1년에 최대 940만 달러(약 137억원)를 받는 조건으로 합의를 마치고 메이저리그 입성을 위한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빅리그로 향하는 길은 험난했다. 샌디에이고에서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 했고, 지난해 5월 마이애미로 트레이드 됐다. 내야수 루이스 아라에즈가 샌디에이고로 건너가는 1대4 트레이드에 포함돼 마이애미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절치부심하며 명예 회복을 위한 도전을 이어갔지만, 이후 방출 대기 통보를 받고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지난 시즌 고우석은 마이너리그 트리플A 무대에서 16경기에 등판해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했다. 더블A에서도 28경기에 나서 2승3패 3홀드 3세이브를 신고하며 평균자책점 8.04를 기록했다.
마이애미는 고우석 이외에 외야수 빅토르 메사 주니어와 제이컵 마시, 왼손 투수 저스틴 킹, 오른손 투수 프레디 타노크, 포수 라이언 이그노프를 마이너리그행 명단에 포함시켰다. 6명 중 메사 주니어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마이너리그 신분의 초청 선수다.
고우석이 마이너리그에서 새 시즌을 시작하지만, 마이애미는 어떤 방식으로든 빅리그 데뷔를 위한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올해 연봉 250만 달러(약 37억원)를 수령해 팀 내에서도 고액 연봉자에 속하기 때문이다. 투수 중에서는 에이스 샌디 알칸타라(1730만 달러), 칼 퀄트릴(350만 달러)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미국 현지에서는 고우석이 재활을 마치고 정상적인 컨디션을 회복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4월 중순에서 5월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마이애미가 현재 리빌딩에 전념 중인만큼,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구위를 보이면 빅리그에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