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9일 안개에 덮인 서울 시내의 아파트. 연합뉴스
특히 근원 체감 물가 상승률이 1%포인트 오르면, 30대 이하의 자가 주택 소유 확률이 7.4%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영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4일 ‘인플레이션 경험이 주택 수요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연구위원 분석 결과 인플레이션 경험은 주로 근원 인플레이션을 통해 주택 소유 확률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급 측 요인이면서 변동성이 심한 비근원 물가보다, 장기적이고 수요 측 요인인 근원 물가 상승을 경험할 때 가계의 주택 구입 수요가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근원 물가는 변동성이 큰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하고 산출한 물가다.
가구 특성별로 보면 30대 이하에서 근원 경험 인플레이션이 1%포인트 오를 때 동 연령대의 자가주택 소유 확률이 7.4%p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최 연구위원은 근원 경험 인플레이션을 가구주 생애에 걸친 근원 인플레이션에 시차 변수를 적용한 가중평균으로 정의했다.
최 연구위원은 “30대 이하에서 소위 ‘영끌’ 현상이 나타난 데는 부동산 정책 기조 등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과거의 인플레이션 경험, 즉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 화폐가치는 떨어지고 부동산 가치가 오른다는 큰 흐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30대 이하에서 특히 주택구입 수요가 높아진 것은 미국 등과 비교되는 우리나라의 특징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남성, 기혼, 4인 이상 가족, 총자산이 작은 가구를 중심으로 주택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최 연구위원은 “높은 경험 인플레이션에 따른 주택 수요 증가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책당국이 주로 수요 측면의 근원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두고 물가 안정에 힘써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